최근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동결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향후 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싸고 주요 인사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올여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파급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21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18일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후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부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인플레이션에 큰 충격이 올 것으로 보고 금리를 동결해왔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노동시장에 하방 리스크가 보이기 시작했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월 금리를 내려본 뒤 경제 흐름을 보며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 이사가 된 월러 이사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반면 신중론도 제기된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같은 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보면 금리를 인하해야 할 급한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성급한 금리 인하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지난 4년간 연준의 물가 목표(2%)를 지속적으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연준 내부에서 금리 전망에 대한 의견 차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참석한 19명의 위원 중 올해 금리를 두 차례 이상 인하할 것으로 본 인사는 10명이었지만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내다본 위원도 7명에 달했다. 올 3월 FOMC보다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인사가 3명 더 늘어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위원회 내에 상당히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몇 달간 추가적인 경제 데이터가 나오면 이러한 차이는 점차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월 의장을 ‘멍청이(numbskull)’ ‘얼간이(moron)’ 등으로 부르며 해임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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