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USA에서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분야의 리더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시장에 약속한 대로 연내 추가 기술수출이 가능합니다”
이상훈(사진)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딜 이후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한 빅파마들의 달라진 반응을 체감했다"며 "과거에는 에이비엘이 먼저 만나달라고 부탁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선택적으로 미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올 4월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반 4조 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K바이오 사상 두 번째로 큰 ‘빅딜’이었다. 이는 고령화로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 시장이 커지면서 BBB 투과 기술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랩바디-B 플랫폼은 약물이 BBB를 뚫고 뇌에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바이오USA에서 20여 건의 미팅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과거엔 회사나 파이프라인을 소개하는데 그쳤다"며 "이번 미팅 상대방들은 GSK 딜을 이미 알고 와서 그랩바디-B 관련 에이비엘의 노하우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등 진전된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바이오USA 성과 중 하나로 핵산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관심을 꼽았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와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등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 회사가 기존에 집중하던 항체 치료제 외에 유전자 치료제로 영역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대표는 "그랩바디-B 관련 미팅은 기존 잠재적 파트너사와 진행했다면 siRNA나 올리고 등 핵산치료제 분야에서는 새로운 회사와 미팅을 많이 진행했다"며 “처음에는 공동연구 형태로 시작해 기술의 가능성을 함께 증명해 나가는 파트너십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약물을 간이나 신장이 아닌, 뇌·근육 등 원하는 표적 장기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가 올리고 핵산 치료제 분야의 가장 큰 숙제”라며 “동물실험 결과 그랩바디-B가 뇌 뿐만 아니라 근육까지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심장 근육은 건드리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빅파마 등 글로벌 회사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만큼 기술수출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초기 임상단계에서 기술수출이나 공동연구를 진행했지만 이제는 밸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이 대표는 “몇몇 빅파마가 비밀유지계약(CDA)을 맺고 이중항체ADC 타깃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했다”며 “과거에는 무조건 타깃을 공개했지만 이젠 '내가 왜 그래야 하느냐'고 말할 수 있는 포지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중항체ADC로 개발 중인 ABL206과 ABL209 모두 에이비엘바이오가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물질"이라며 "임상 1상 데이터가 무르익었을 떄 공개해 밸류를 더 높게 평가 받을 것"이라고 했다. ABL206과 ABL209은 현재 비임상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다.
GSK 빅딜이 올초 JP모건 컨퍼런스 이후 논의가 본격화된 만큼 이번 바이오USA 이후 추가 기술수출 계약 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은 연초에도 시장에 약속드린 부분"이라며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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