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최근 스타벅스 한 매장에서 개인용 칸막이까지 세워두고 자리를 차지해 놓더니 긴 시간 자리까지 비워둔 일명 '카공족' 논란에 대해 "외국인도 정말로 의아해한다"면서 일침을 가했다.
서 교수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불거진 '카공족' 논란을 언급하면서 "이런 카페에서의 논란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가 이날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국내 한 스타벅스 매장 내 테이블 위에 두꺼운 종이로 만들어진 'ㄷ'자 형태의 칸막이를 세워두고, 그 안에는 태블릿PC와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을 설치해 두고 있는 한 카페 이용자의 모습이 포착됐다. 온라인에 퍼지기도 했던 이 사진 촬영자의 목격담에 따르면 “해당 이용자는 매일 이렇게 자리를 맡아두고 사라진다, 이날은 세 시간 넘게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서 교수는 이 사진을 보고 "마치 개인 사무실 같다"며 "최근 한 외국인과 스타벅스에서 미팅을 진행하는데 비슷한 상황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옆 테이블에서 두꺼운 종이로 만들어진 칸막이를 쳐 놓고 한 손님이 자고 있더라"면서 "이를 본 외국인도 정말로 의아해했다, 어떻게 공공장소인 카페에서 자기 영역을 마음대로 표시하고 저런 개인행동을 할 수 있느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이제 곧 7, 8월 여름휴가철이 다가온다, 한국으로도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해 카페를 수없이 이용할 텐데 더 이상 이런 '민폐 카공족'이 나타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폐 카공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도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10년째 논의 제자리인 '카공족' 논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 따르면 '카공족'이라는 용어는 2016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커피 1잔 주문하고 8시간 이상 머무르며 외부 음식을 섭취하거나, 자리를 맡아두고 장시간 자리를 비우는 행동, 의자에 엎드려 잠을 자는 등 도 넘는 공간 점유 행위가 문제시 돼 왔다.
'민폐 카공족' 논란이 해마다 계속되자 카페 자영업자들은 테이블 높이를 낮춘다거나 전기 콘센트를 없애는 방법으로 대응하곤 했다. 올해 4월에는 서울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30분 이상 자리를 비우실 경우 파트너가 자리를 정리할 수 있다, 소지품은 매장 내 분실 보관함에 보관된다"는 경고 문구가 내걸리기도 했다.
업주들은 '카공족'들의 장시간 자리 점유는 카페 신규 손님 유입을 방해하고 냉난방비, 전기료 부담 증가 등 영업 손실을 초래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카페 원두 가격 인상,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카페 업주 입장에서는 '카공족'이 더욱 달갑지 않은 현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의 확산, 프리랜서 증가, 자기 계발 열풍 등이 '카공족'이 늘어나게 된 사회의 단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공족'을 무작정 비난할 게 아니라 공공시설 부족과 청년 취업난 등 사회 구조적 원인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터디카페'나 공유사무실 같은 신종 업종이 탄생하기도 했지만 이용 가격은 부담스럽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정치권이나 정부 차원의 입법, 정책적 대응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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