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마취제 ‘프로포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 등 의료용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 2000만명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꼴이다. 특히 메틸페니데이트가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지면서 10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처방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2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해 의료용마약류를 한 번 이상 처방받은 환자는 총 2001만명(중복 제외)으로 집계됐다. 56.6%는 프로포폴을, 38.2%는 최면진정제 ‘미다졸람’을 처방받았다. 건강검진 때 수면내시경에 쓰이는 대표적 성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처방된 의료용마약류 중에서는 메틸페니데이트의 처방량이 급증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과 각성을 조절하는 의료용 마약류로 최근 들어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약’으로 유행하고 있다. 2020년 3771만개에서 지난해 9020만개로 5년간 2배가 넘는 139.2%나 늘어나며 연평균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식약처는 “최근 급격히 증가한 10대 이하 ADHD 환자 수로 인해 ADHD 치료제 처방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ADHD 진단을 받은 소아·청소년 환자 중 절반가량은 성인까지 지속적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도 처방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펜타닐 처방량은 2020년 930만개에서 지난해 739만개로 20.6% 감소했다. 처방전을 발급할 때 환자의 최근 1년간 투약내역을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점이 처방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가 시행된 후 6개월간 펜타닐 패치 처방량이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연령대별로 의료용마약류를 처방 받은 환자 수는 50대가 20.8%로 가장 많았고 60대 19.7%, 40대 19.1% 순이었다. 40~60대 처방 환자 수가 전체의 59.5%를 차지했다. 10대 이하의 경우 처방 환자 수는 2020년 56만명에서 2024년 61만명으로 크게 늘지 않았지만 처방량은 같은 기간 3600만정에서 6700만정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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