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메르세데스-AMG’가 전용 전기차 플랫폼으로 만든 1360마력의 괴물 하이퍼카 콘셉트 ‘AMG GT XX’를 2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AMG는 공식 공개에 앞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로트바일에서 '콘셉트 AMG GT XX 프리뷰'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AMG가 처음으로 제작하는 4도어 전기 스포츠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취재진과 만난 올리버 비히 메르세데스-AMG 총괄 엔지니어는 AMG GT XX에 대해 "내연기관의 내구성과 성능, 전기차의 높은 토크와 출력을 결합해 우리의 차량에 모두 담았다"고 강조했다.
콘셉트 AMG GT XX의 외형으로 제작됐다. 역동적인 패스트백에 낮은 보닛, 날카롭게 기울어진 윈드스크린 등 브랜드 고유의 스포츠카 성능을 표현했다. 선셋 빔 오렌지 색상이 적용됐고 AMG 전용 프론트 그릴은 타원형의 오목한 형태로 발전해 삼각별이 중앙에 위치해 있다. 또 보닛 위 두 부분으로 나뉜 공기 배출구와 두 개의 파워 돔은 모터스포츠 유전자를 강조한다.
차량의 측면 하단부에는 전기 발광 기술을 활용한 MBUX 플루이드 라이트 페인트를 AMG 로고 형태로 적용했다. 이는 야간에 시각적 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차량 충전 중에는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도 기능한다. 후면의 하이라이트는 MBUX 플루이드 라이트 패널이다. 자유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700개 이상의 RGB LED로 구성돼 3D 픽셀 형식을 통해 실시간으로 차량 정보를 텍스트 및 애니메이션으로 표시할 수 있다.
콘셉트 AMG GT XX는 초고성능 자동차에 걸맞게 알루미늄, 강철 및 섬유 복합 소재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만든 지능형 소재 매트릭스는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성을 제공한다. 실내에선 운전자의 집중을 돕기 위해 10.25인치 계기판 클러스터와 14인치 멀티미디어 스크린이 하나의 판으로 통합된 간결한 콕핏이 적용됐다. 두 개의 LCD 디스플레이는 인체공학을 고려해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져 주행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AMG GT XX의 백미는 극한의 성능을 책임질 강력한 모터다. 장착된 최고 출력 1000㎾(1360 마력)를 발휘한다. 이는 '하이퍼카의 패러다임'으로 불린 AMG ONE보다 약 300마력 높은 수치다. 최고 속도는 F1 최고속도에 버금가는 시속 360㎞로 전동화 시대 고성능 한계를 다시 썼다는 평가다.
콘셉트 AMG GT XX의 고전압 배터리는 AMG만을 위해 새롭게 개발됐다. 공개된 콘셉트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자회사인 YASA에서 개발한 축방향 자속 모터가 전방에 1개, 후방에 2개가 탑재된다. 축방향 자속 모터는 기존 전기 모터(방사형 자속 모터) 대비 무게는 약 2/3 수준, 공간은 약 1/3만 차지하지만 전력 밀도는 약 3배 수준이다.
또 메르세데스-AMG의 고성능 전기 배터리는 포뮬러 1의 기술력을 차용해 높은 성능을 보장한다. 나아가 빠른 에너지 흡수와 높은 전력 밀도를 제공해 고강도 주행 중에도 최적의 온도 범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단 5분 만에 약 400km(WLTP)를 주행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등 초고속 충전도 가능하다.
배터리 셀은 디자인부터 새롭게 탄생했다. 콘셉트 AMG GT XX에는 길고 얇은 원통형 셀이 사용되는데 좁은 직경 탓에 부하 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방출하고 각 셀을 최적의 온도 범위 내에서 유지한다. 또 레이저로 용접한 알루미늄 셀 하우징은 무게가 기존 모델보다 더 가벼워져서 전기와 열 전도율이 더 높아졌다. 각 셀은 레이저로 용접한 플라스틱 모듈로 포장돼있고 이 모듈에 직접 셀 냉각 시스템이 통합됐다. 또 전기 비전도성 오일을 기반으로 한 첨단 냉각수가 셀 주위를 흐르며 최적의 온도를 유지한다.
지능형 열 관리는 필요에 따라 셀 모듈의 냉각수 온도를 사전 설정된 값으로 정밀 제어한다(온디맨드 냉각). 이를 통해 잦은 가속(배터리 방전)과 감속(회생제동을 통한 배터리 충전)에도 높은 전력 예비량을 유지한다.
비히 총괄은 AMG GT XX가 사용하는 배터리 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배터리 셀도 인간과 같아서 너무 춥거나 덥거나 하면 제대로 된 성능을 낼 수 없다"며 "전기차에도 내연기관 같은 내구성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배터리 기술을 개발, 전기차의 (내구성)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콘셉트 AMG GT XX에는 미래 스포츠카를 위한 다양한 혁신 기술도 대거 탑재됐다. 그 중 하나는 브레이크 냉각, 공기역학적 효율, 최대 주행거리 간의 상충 관계를 최초로 해결한 능동형 에어로 휠이다. 5-스포크 디자인의 21인치 단조 알루미늄 휠에는 5개의 움직이는 블레이드가 장착돼 있는데 이 블레이드가 밀착되면 휠이 평평한 형태로 밀폐돼 공기 저항을 줄여 주행 거리가 향상되고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다.
비히 총괄은 "충전 인프라의 발전은 높은 성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모두 차량을 충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벤츠 차량에도 매우 높은 충전 전력을 구현했는데, 최대 성능 출력 피크를 오래 유지하기 때문에 충전 시간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