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만 명이 채 되지 않아 인구 소멸이 우려됐던 경북 울릉군이 휴가철 하루 평균 5만 명이 찾는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생활인구는 약 2244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민등록상 ‘상주 인구’는 487만 명, 실제 머문 ‘체류 인구’는 1757만 명으로, 등록 인구의 3.6배에 달했다.
울릉군은 체류 인구 비율이 특히 높았다. 주민등록상 인구의 5.5배에 달하는 인원이 머물렀으며 평균 체류 시간은 17시간,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6만 원을 넘어섰다. 체류 인구가 울릉 지역 경제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울릉군의 관광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28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 건설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울릉도는 강릉·포항 등 항구 도시에서 여객선을 타고 6~9시간을 이동해야 닿을 수 있다. 공항이 문을 열면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비행기로 약 1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울릉공항은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항 일원에 활주로 길이 1200m, 연면적 3500㎡ 규모의 지상 2층 터미널로 조성된다. 사업비는 총 6651억 원이며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과 한국공항공사가 사업을 맡았다. 울릉군은 연간 관광객이 현재 40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숙박 인프라 확충은 더딘 상황이다. 울릉군에 따르면 지역 내 숙박시설 객실 수는 이미 관광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신축 아파트나 장기 거주형 숙소 공급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인프라 확충이 늦어지면 공항 개항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줄어드는 인구만 보고 지방 소멸을 걱정할 게 아니라, 머무는 인구가 주는 힘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역 맞춤형 인구 정책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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