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골프웨어 브랜드들이 그야말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불황으로 골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팬데믹 시기 유입됐던 젊은 골퍼들이 떠나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골프가 잘나갈 때는 옷도 불티나게 팔렸는데 골프가 침체하니 골퍼들은 옷에 쓰는 돈부터 줄인다.
각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게 골프화 마케팅이다.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어뉴골프는 이달 총 6가지 스타일의 신제품 골프화 컬렉션을 출시했다. 예년보다 골프화 스타일을 약 2배나 늘렸다. ‘진성’ 골퍼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골프계 흐름을 반영해 기능성을 대폭 강화했다. 출시 2주 만에 리오더(재발주)가 들어가는 등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챌린저도 지난해부터 골프화 개발에 들어가 올 초 기능성 골프화를 내놓았는데 반응이 좋다.
위비스가 전개하는 볼빅어패럴은 올해부터 골프화에 마케팅 역점을 두고 있다. 기존 골프화가 ‘코디네이션’ 위주였다면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인 제품은 기술 개발 단계부터 착화감과 접지력 등 기능적인 면에 더 힘을 쏟았다. 조혜경 볼빅어패럴 브랜드마케팅팀장은 “신발 라인 확대로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골프화는 브랜드 상징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브랜드 최초의 골프화를 내놓았던 PXG는 지난달 두 번째 골프화 라인업을 선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년 역사의 미국 신발 브랜드 콜한과 협업했다. 지난해 골프화 매출이 브랜드 전체 매출에 크게 기여하면서 올해는 골프화 라인업을 더 늘렸다.
데상트골프는 2018년 부산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신발 연구개발(R&D) 센터인 데상트신발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일찌감치 골프화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올 초 최상위 퍼포먼스 컬렉션을 표방해 내놓은 아크먼트 골프화가 ‘대박’을 치면서 이 회사 골프화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5%에 가까운 의미 있는 매출 신장을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화가 차갑게 식어버린 골프웨어 시장에 활로가 될 수 있다”며 “골프화는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착화감과 안정성·접지력 등 기술력이 중요하다. 소비자는 ‘이런 기술력을 갖춘 골프화를 출시하는 브랜드라면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이어 “골프화로 브랜드의 충성도를 높이면 의류 쪽으로 자연스럽게 고객 유입이 이어지고 전체적인 소비자 확대에 도움이 된다. 또 글로벌 마켓 진출 때 골프화는 단독 상품으로도 진입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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