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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남긴 것 : 트럼프의 조바심·고립주의·충성파 내각[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시설 전격 공습으로 일단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봉합된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 및 미국 행정부의 특징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①성과 급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성과에 급하다는 점이다. 보통 미군의 공격 이후 이에 따른 정확한 결과 보고서나 확신할 만한 결과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 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국민에 발표를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후부터 이란 핵 시설이 '완전히 제거(obliterated)'됐다고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후 미 국방부 국방정보국(DIA)이 "이번 공습은 이란 핵 능력을 불과 몇 개월 늦췄다"는 초기 평가를 했다는 CNN 보도가 나오자 해당 기사를 쓴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개 처럼 쫓겨나야 한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했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정부의 예비 정보 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공습에도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저장고 대부분은 대부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이란 핵프로그램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1%(로이터 23일 발표)로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고 관세 협상 역시 영국 외에 타결된 나라가 나오지 않고 있는 반면 호언장담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는 기약없이 미뤄지게 되자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1기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랜들 슈라이버 싱크탱크 '프로젝트2049' 소장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습 결과에 대한 신중한 평가를 한 후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②거래적 고립주의

앤디 김 상원의원의 모습. 워싱턴 특파원단




최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한 첫 한국계 미 연방 상원의원 앤디 김은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에서 '혼돈(chaos)'을 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며 "일관되게 '거래적 고립주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이란 공습에서도 이는 증명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 이후 "중국은 이란에서 계속 석유를 수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란산 석유 수출 물량의 90%를 구매하고 있으며 미국은 지난 3월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의 소규모 정유 업체, 중국 항만 터미널 운영자 등을 제재해왔다. 이란 사태를 중국과의 무역협상 등에 활용하는 특유의 거래주의적 면모를 보인 셈이다.

고립주의도 감지된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되든 미국만 잘 살면 된다'는 기조로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이다. 비록 이란에 대한 공습으로 고립주의에서 개입주의로 변모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란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서둘러 정의하고 이란과는 내주 대화를 하겠다고 하는 등 더 이상 중동사태에 발을 들이지 않으려는 기색이 뚜렷하다.

③충성파 내각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26일(현지 시간) 국방부에서 이란 공습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을 하지 않으면 내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평가가 여실히 증명되기도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이 하지 못한 역사적인 업적을 이뤘는데도 언론은 "스캔들"이나 찾아다닌다고 비판하며 회견에 참석한 한 기자를 지목하며 "당신은 거의 최악이다. 대통령이 하는 말을 가장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우리 현대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평화를 더 추구한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한 미국 관료는 이에 대해 "북한 내각을 연상시킨다"며 "트럼프를 찬양하는 관료들의 표정이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을 구독하시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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