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지수 5000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는데, 취임 직후부터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 행진을 펼치며 이미 코스피는 3000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연내 3500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최근 발표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또 다시 불발됐다는 점이다. 2025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 증시의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불발됐고, DM 지수 편입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에도 실패했다. 한국은 1992년 신흥시장에 편입됐다가 2008년 관찰대상국에 올랐지만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후 지금까지 11년째 신흥국 시장에 머물고 있죠.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 역시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 시장에 편입돼 있는데요. 지난 2017년부터 중국 A주는 MSCI 신흥국 지수에 올라 있습니다. 한국 증시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는 것과 달리 중국 증시는 올해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입니다. ‘서학개미’들도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중국 경기 회복은 더딘데다 잘 나가던 중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불안감도 적지 않은데요.
최근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식에 대한 강세 전망을 내놨습니다.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강력한 반등을 예상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와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 모두에 대해 ‘비중 확대’ 투자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CSI 300 지수는 현재 수준에서 10% 이상 상승해 4600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MSCI 중국 지수도 지금보다 약 10% 높은 수준의 84포인트를 목표치로 제시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순이익 증가가 MSCI 중국 지수 상승의 주요 원동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MSCI 구성 기업들의 순이익 합계가 올해 9%, 내년 1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죠. 골드만삭스는 역발상 투자를 통해 중국이 워싱턴의 지정학적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요 기업들이 반등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 성장이 단기적으로 회복력을 갖추고 있고, 연초 이후 수출 데이터가 예상보다 강한 성과를 냈다고 판단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미국 관세의 변화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입니다. 골드만삭스의 기본 시나리오는 현재 평균 관세율 약 40%가 변동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입니다. 관세가 절반 수준인 20%로 인하되는 더 유리한 상황이라면 기업 이익 성장률은 16%까지 치솟고 기업 가치는 이익의 13배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초 무역 갈등 고조에 대응해 기업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재정 지원 정책의 도움을 통해 현재 관세 수준을 버틸 수 있다는 결론 속에 9%의 예상치를 회복한 상태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식이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런 낙관론은 다른 투자은행(IB)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편입니다. 중국 증시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째는 인공지능(AI)의 혁신적인 영향이다. 골드만삭스는 장기 수익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AI 도입이 향후 10년간 중국 상장 기업의 연간 수익 성장률에 평균 1~2%포인트(p)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둘째, 베이징의 정책 수단이 경제를 완충할 만큼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관세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국내 재정 정책으로 상쇄될 수 있으며, 기업 이익에 큰 타격을 입히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마지막으로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으로 기업 수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약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중국 기업의 이익 마진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미국 증시를 이끈 ‘매그니피센트 7’처럼 중국 증시를 견인할 10개 핵심 종목으로 ‘프로미넌트 10’을 선정했습니다. 매그니피센트 7은 미국의 고성장 주식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 등을 일컫습니다. 프로미넌트 10, 줄여서 프롬 10은 매그니피센트 7과 달리 AI와 테크 기업을 넘어 소비재, 유통 서비스업 등도 포함합니다.
프로미넌트 10에서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기업은 텐센트인데요. 메신저앱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세계 최대 게임 퍼블리셔 중 하나죠. 시가총액은 약 5850억 달러에 달해 아시아에서는 TSMC에 이어 두 번째로 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꼽힙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알리바바도 10대 기업에 포함됐습니다. AI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올해 들어 주가는 이미 35% 이상 올랐는데요. 알리바바의 AI 모델 ‘큐웬(Qwen)’은 중국 외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의 음식 배달 1위 기업인 메이퇀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며, 최근에는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배달업 진출을 선언한 징둥닷컴 등과의 경쟁이 고조되며 주가는 다소 하락한 상태입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도 탑10 기업에 속합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점은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입니다. 중국 가전업체인 샤오미는 최근 자동차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첫 전기차 수치(SU7)에 이어 26일 출시한 SUV 위치(YU7)도 3분 만에 20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할 정도입니다.
가전 업계 강자인 미디어도 포함됐습니다. 미디어는 지난해 홍콩 증시에 상장해 약 40억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이어서 중국 2위 게임업체인 넷이즈, 제약 회사인 헝루이, 여행 예약 플랫폼 트립닷컴(씨트립),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제치고 중국 1위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등극한 안타 스포츠 등이 포함됩니다.
골드만삭스는 이 회사들이 튼튼한 기본을 갖추고 있으며 커다란 압박 속에도 자체 사업 성장을 통해 수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들 1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총 1조6000억달러 수준으로 중국 전체의 17%에 그칩니다. 반면 매그니피센트 7은 19조 달러로 30%나 됩니다. 그만큼 프러미넌트 10 종목의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골드만삭스는 “프로미넌트 10은 AI·테크 개발, 자립 역량 강화, 글로벌 진출, 소비 구조 변화, 주주 수익 개선 등 중국 경제의 핵심 키워드를 상징하는 종목들”이라며 “이 기업들은 파편화된 중국 시장에서 성장 기회와 점유율 확대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입니다. 중국 주식에 대한 해외 자산 배분은 2023년 초 13%에서 2024년 말 6.5%로 감소했습니다. 2025년 3월 9.1%로 잠시 반등했지만, 이후 7%로 다시 하락한 상태입니다. 여전히 글로벌 자금은 미중 관세 협상이 어떻게 진전을 보일지를 주시하며 관망하는 중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하반기를 내다보며 투자자들에게 AI, 고배당 주식,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큰 기업 등 세 가지 핵심 테마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장밋빛 전망이 가득한 중국 증시, 여러분이라면 지금 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겠습니까?
*김광수 특파원의 ‘중알중알’은 ‘중국을 알고 싶어? 중국을 알려줄게!’의 줄임말입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뉴스의 배경과 원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의 특성을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구독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유익한 중국 정보를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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