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이른바 ‘K방역’을 이끈 ‘코로나 전사’로 통한다. 위기에서도 회피하지 않고 묵묵히 할 일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1년 4개월 넘게 이어지는 의정 갈등, 국회에서 본격 논의를 앞둔 연금 개혁 등 갖가지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정 후보자는 광주 출신으로 서울대 의학과와 동 대학원 보건학 석사, 예방의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5년 질병청 전신인 국립보건원에 입사한 이래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대응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문재인 정부 당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대응을 지휘한 자타공인 방역 전문가다. 복지부에도 파견돼 질병정책과장·응급의료과장으로 활동하면서 보건의료 분야에서 상당한 전문성을 쌓았다는 평가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정 후보자에 대해 “의사 출신으로 코로나19 당시 정책 수용 능력, 소통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보건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우리나라의 성공적 방역 사례가 이른바 ‘K방역’으로 전 세계적 주목을 끌면서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칭송받았다. 정 후보자는 당시 사태 초기만 해도 검은 머리던 것이 시일이 흐를수록 백발의 초췌한 모습이 돼서도 차분하고 신뢰감 있게 브리핑하는 장면이 ‘위기에도 도망가지 않고 묵묵히 할 일을 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정 후보자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측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 이 후보가 당선되면 복지부 장관으로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졌다. 한때 배우자의 코로나19 관련 주식 투자 의혹에 휘말려 장관직에서 멀어졌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정 후보자를 낙점했다.
정 후보자가 정식 취임하게 되면 당장 의정 갈등의 해결이 우선 과제로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 비서실장은 정 후보자가 “의료 대란 등의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각계와 소통하며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자는 소감을 통해 “의정 갈등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등 국민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된 의료 개혁을 추진해 국민 건강권을 보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빈틈없이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복지 강국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고령사회 시대 사회경제적 적응력을 강화하고 미래 핵심 동력으로 바이오헬스 산업도 적극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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