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철근 생산 업체인 현대제철(004020)이 시장 침체에 대응해 국내 공장을 순차적으로 일시 가동을 중단하는 셧다운을 단행한다. 시설 보수 차원이라고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자 수익 방어를 위해 전방위적인 생산 감축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7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42일간 인천 철근 공장을 멈춰 세운다. 인천 공장 가동 중단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현대제철은 4월에도 철근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감산 조치 차원에서 한 달간 인천 공장을 셧다운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매년 정기적으로 여름철 대보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번 생산 중단은 인위적 셧다운과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당진 공장 또한 6월 29일부터 7월 15일까지 17일간 여름철 대보수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인천 공장의 경우 기존 2~3주 정도인 정기 대보수 기간을 훌쩍 넘겨 재고량 감소와 감산에 따른 철근 가격 상승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 철근 공장은 현대제철의 연간 철근 생산능력인 330만 톤 중 150만 톤을 책임지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6월 7일부터 H형강을 주로 생산하는 포항 2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포항 2공장에 이어 인천·당진 공장까지 멈추면서 현대제철의 국내 철근 생산시설 전체가 셧다운을 맞게 돼 건설 자재로 쓰이는 봉형강 생산량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최근 봉형강 사업본부를 해체하고 영업본부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지난해 전사적 비상경영을 선포한 데 이어 조직을 효율화하며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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