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8일 당내 경제 공부 모임을 재개했다. 첫 주제는 이재명 정부 초반 국정동력을 좌우할 ‘부동산’이었다. 부동산에 몰린 자본을 금융시장으로 이동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안정된 삶의 필수적인 부동산이 투기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제 연구모임인 ‘경제는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과 주식, 공존과 성장의 방법을 찾아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경제는 민주당’은 21대 국회 당시 당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홍성국 전 의원과 김태년 의원이 공동으로 설립한 당내 경제 공부 모임이다. 지난 대선 기간 잠시 세미나를 중단했다가 석 달 만에 재개했다.
김 직무대행은 전날(7일) 상임위원장단 만찬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투자 수단이 부동산에만 집중되면서 주택마저도 투자·투기 수단이 되며 주거 불안정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며 “부동산 가격 불안은 주거 안정과 경제 활력, 미래 성장 동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부동산만 황금 시장이 아니다’라는 점을 계속 확인시켜줘야 한다”며 “주식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서면 언제든 자본은 부동산 시장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다양한 정책 선택지를 준비해놓고 제때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자로 나온 애널리스트 출신 이광수 광수네복덩방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을 언급하며 “부동산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예상치 못한 시점에, 과거에 없던 새로운 정책이어야 한다”며 “이번 정부의 6억 원 이상 대출 규제 대책은 두 가지 조건이 맞으면서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부·여당은 이번 대출 규제와 동시에 이미 기존의 개발 사업들에 속도를 내는 방향으로 공급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전 정부에서 발표됐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 3기 신도시 및 공공 재개발 계획을 다시 점검해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아야 한다”며 “또 한편으로는 부동산으로만 몰리는 시중 자금이 다른 투자처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는 민주당’은 이달 15일에는 자본시장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한다. 향후 가상자산 및 기업 경쟁력 강화 등으로 논의 주제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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