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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5% 관세에 "트럼프1기 경험 답습, '특별대우' 고집탓" 지적

대미투자 규모 믿고 '철폐' 대우 기대해

정치경험 없던 1기와 전혀 다른 트럼프

"아베 의지하던 때와 다른 사람인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8일 총리관저에서 미국 관세에 대응하는 대책본부 회의를 진행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관세율 25% 통지를 받아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1기 시절 경험을 답습하며 특별 대우를 고집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동맹을 전제로 한 특별 대우를 고집하며 트럼프 1기 때의 무역협상 성공 경험을 답습하려 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일 관세 교섭이 시작될 때만 해도 일본 정부는 자동차, 철강·알루미늄에 개별적으로 부과된 관세(품목관세)와 상호관세 모두 '완전 철폐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일본의 대미 투자 규모가 5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해 자국의 미국 경제 기여도가 높다는 점을 호소하는 것이 일본의 전략이었다. 닛케이는 "트럼프 정권이 중국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일본이 동맹국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짚었다.

단추가 잘못 끼워지기 시작한 시점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만난 2월 정상회담 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관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일본 정부 내에는 "미국에 특별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착각이 퍼졌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쥔 '권력의 크기'에 대해서도 오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정치가로서의 경험이나 실적이 부족해 일본과의 무역 협상도 어느 정도는 각료에게 맡겼다. 당시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창구였다. 그러나 2기 들어서는 트럼프의 발언권은 1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절대적인 존재'가 됐다. 트럼프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야 할 상황에 관세 협상에 나선 일본측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정·재생상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등 성향 다른 3명을 한번에 상대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총 7회 미국을 방문해 교섭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다.

미일 정상이 약 4개월 만에 재회한 6월 캐나다에서의 정상회담 역시 '성과 없음'으로 끝났다. 당시 이시바 총리는 또 한번 대미 투자나 경제안보에서의 협력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더 심플한 것을 제시해 달라. 이걸로는 안 된다"며 이시바 총리의 제안을 물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때때로 이시바 총리의 이야기에 반응하지 않는 장면도 있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지금 정권에는 없다"며 "(지금의 트럼프는) 정치 경험이 없어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의지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관세 관련 종합 대책 본부 회의 후 “진심으로 유감”이라며 “안이한 타협을 피하고, 지킬 것은 지키는 엄격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줄곧 써 온 ‘철폐’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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