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고급 주택에서 8명 규모로 예정됐던 아기 성별 공개 파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참석 인원이 200명 가까이 몰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에어비앤비가 아닌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약된 해당 숙소는 사실상 무단 파티장으로 변했고, 결국 경찰이 출동해 상황을 수습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잉글랜드의 한 조용한 마을에 위치한 10인용 휴양용 주택에서 지난달 25일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건물 소유주 맷 제네시스(33)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8명의 투숙객으로부터 아기 성별 공개 파티 목적으로 예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주택은 가격 86만 달러(약 11억8000만원)의 고급 숙소로 1박 숙박료가 600달러(약 82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파티 당일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웃 주민들의 소란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제네시스는 150명 이상이 몰린 상황을 확인했다. 주변 이웃들에 따르면 15분 간격으로 미니버스가 연이어 도착했고, 일부 차량은 인근 주택 진입로에 무단 주차하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인원을 해산시켰고 더 큰 사고 없이 상황은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약 3000달러(약 410만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내부 가구 파손과 램프 파괴 등으로 주택 일부가 심하게 훼손됐으며, 제네시스 측은 청소 인력 3명을 투입해 약 12시간 동안 복구 작업을 벌였다. 다음 예약도 취소하고 이웃 주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피해 주택은 과거 27만 달러(약 3억7000만원)를 들여 리모델링을 마친 고급 숙소로, 온수 욕조와 당구대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투숙객이 도착하자마자 와이파이를 차단해 외부 감시 카메라도 작동하지 않았다"며 "사전에 계획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인근에 50년 넘게 거주해 온 한 부부는 "파티 참석자가 우리 집에 주차를 요청하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며 "소유주가 직접 찾아와 상황을 설명하고 경찰이 출동해 수습한 뒤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인원이 지나치게 많아 놀랐지만, 다행히 폭력적인 상황은 없었다"며 "이후 후속 조치도 신속히 이뤄진 편"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제의 예약은 당사 플랫폼을 통한 것이 아닌, 제3자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해당 주택에 대한 별도의 공식 예약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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