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장관을 갑작스럽게 경질한 뒤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스타로보이트 장관의 면직을 명시한 대통령령에 서명했고, 해당 조치는 즉시 발효됐다. 이에 따라 그는 교통장관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스타로보이트는 2018년 10월부터 약 6년간 우크라이나 인접 지역인 쿠르스크 주의 행정을 맡다가 지난해 5월 교통부 수장으로 임명됐다. 취임한 지 1년 2개월 만에 퇴임하게 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제재 대상 명단에도 포함돼 있는 인물이다.
로이터는 "스타로보이트 장관 해임은 4년째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교통 부문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나온 뜻밖의 조치"라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항공산업은 부품 수급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국영기업 '러시아 철도' 역시 고금리 상황으로 인해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푸틴 대통령이 주관한 각료 회의에 참석했던 스타로보이트가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해임 사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고, 대신 장관직을 임시로 맡게 된 안드레이 니키틴 차관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니키틴의 전문성과 경험이 매우 중요한 부처(교통부)의 업무 수행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영문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이번 해임은 5~6일 (러시아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무인기) 공격에 따른 보안 위협으로 러시아 주요 공항에서 약 300편의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된 직후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소식통은 로이터를 통해 "교통장관 교체 계획은 지난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이전부터 진행되어 왔다"고 전했다. 당시 포럼에 참석한 비탈리 사벨리예프 교통 담당 부총리는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통부가 인프라개발물류부로 전환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아 등은 스타로보이트 전 장관이 이날 모스크바 시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러시아의 전 교통장관인 스타로보이트가 개인 차량에서 총상을 입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발표했으며, 보도에 따르면 시신 옆에서 총기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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