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만약 구속된다면 수감될 장소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서울구치소의 수용 환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폭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해당 시설의 생활 여건이 주목된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나와 “오늘 저녁이 윤석열이 에어컨 속에서 마지막으로 자는 날”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전제로 한 발언이다.
실제 서울구치소의 수용 공간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다. 박 의원이 굳이 에어컨을 거론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서울구치소에서 3년 살아봤는데 얼마나 더운지 아느냐”, “엄청나게 더운데 천장에 조그만 선풍기가 돌아가고 시간이 되면 꺼진다”며 수용 환경의 열악함을 이야기했다.
이어 “(더워서) 잘 수 없으니까 같이 붙어 있는 화장실에서 밤낮 물을 떠서 끼얹는데, 교도관이 시끄럽다고 하지 말라 한다. (윤석열도) 당해봐야 한다”, “여름은 지옥이다. 오늘 저녁에 에어컨을 더블로(두 배로) 틀어 놓으라”고 했다.
과거 윤 전 대통령이 구속됐을 당시에는 겨울이었지만, 현재는 폭염이 절정에 달하고 있어 수용 생활의 고통이 훨씬 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여름철 교정시설 내 생활은 겨울보다 훨씬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어컨은 아예 없고 작은 선풍기 하나를 여러 명이 함께 써야 하는 구조다. 적게는 4명, 많게는 8명이 한 방에서 여름을 나야 하며, 2016년 부산교도소에서는 격리 수용 중이던 재소자 2명이 폭염 속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당시 무더위로 인한 수면무호흡증과 당뇨병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서울구치소에서 선풍기와 얼린 생수에 의존해 여름을 버텼던 전례가 있다.
서울구치소에 두 차례 수감된 경험이 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 그래도 살 만하다”, “‘내 집이다’ 생각하고 참회하면서 건강하시길”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해 글을 남겼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9일 오후 2시 15분부터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윤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며, 구속 여부는 이르면 10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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