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시민과 설전을 벌여 한밤중 소동이 일었다.
17일 오후 4시께 강 시장은 인스타그램에 ‘하남산단 4번로 실시간 현장’이라는 제목의 현장 점검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강 시장은 우산을 쓰고 “견인차 안 오냐”, “119만 오냐” 등의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논란은 해당 영상에 달린 시민 댓글과 강 시장의 답글에서 불거졌다. 한 시민이 “미리미리 확인하고 조치를 취해야지, 우산 쓰고 나와서 촬영하고 있네 참. 지금 인스타 올릴 시간인가요”라고 남기자, 강 시장은 “밥도 못 먹고 일하고 있구먼 뭔 소리여!!”라고 답했다. 시장과 시민 간 SNS 설전이 이어지자 시민들의 반응은 더욱 싸늘해졌다.
댓글 창에는 “이 와중에 시민이랑 기싸움을 하자는 건가요?”, “보여주기식 말고 북구 가주세요. 지금 북구 일대가 다 침수예요”, “대통령이 대비하라고 그렇게 지시했는데 왜 이 모양이냐” 등 비판이 쏟아졌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오후 9시 기준 광주 일 강수량은 411.9㎜로 ‘100년 빈도’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폭우였다. 하루 만에 평소 7월 한 달 치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다.
이번 폭우로 광주 시내 곳곳에서는 도로와 상가 침수, 나무 쓰러짐, 싱크홀 등 사고가 이어졌다. 서구 화정동에서는 도로에 싱크홀이 발생했고, 동구 학동 남광주고가 인근에서는 12m짜리 가로수가 폭우에 쓰러져 차로를 덮쳤다. 북구 일대도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신안동 스타벅스 1층 매장에는 물이 가득 차 가게 안 의자와 테이블이 둥둥 떠다니는 모습까지 목격됐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광주·전남 지역에 200~300㎜, 많은 곳은 4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