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에서 외국인들이 매미 유충을 식용 목적으로 대량 채집해 논란이 된 가운데 서울에서도 비슷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서울시 민원 사이트 '응답소'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들이 매미 유충을 집단적으로, 반복적으로 잡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 신고자는 "채집통을 들고 다니며 마구잡이로 매미 유충을 채취한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현장에서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실제로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에서 중국인들의 매미 유충 무단 채취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시는 "신고가 들어오면 한강보안관이 출동해 현장에서 계도하고, 채취한 유충은 방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산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달 9일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선 외국인들이 매일같이 매미 유충을 잡는 모습이 포착됐고 일부는 "먹기 위해 잡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는 매미 유충을 기름에 튀겨 술안주 등으로 먹는 문화가 있다. 최근엔 중국 산둥성에서 매미 유충 튀김을 넣은 '매미빵'이 출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미는 법적 보호종은 아니지만 샛강생태공원은 '서울시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조례'에 따라 관리되는 보호지역이다. 이곳에서 허가 없이 곤충을 채집하거나 포획할 경우 최대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해당 공원에 채집 금지 안내 현수막을 게시하고 현장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가 관리하는 모든 공원에서 무단 곤충 채집 여부를 점검하고, 계도에도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매미 유충 채집이 생태계를 직접적으로 훼손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위생 문제와 외래 식문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부족 등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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