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전 주기 개발 기술을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전한다. 정부 주도로 개발된 우주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첫 번째 사례다. 이로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1월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를 비롯한 총 3회의 발사를 총괄하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항우연 본원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양자 간 기술이전 목록은 누리호 설계·제작·발사운영 등 발사체 개발 전 주기 기술을 포함한다. 기술과 관련한 문서만 1만 6050건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다만 누리호 발사대, 추진·엔진 시험설비 운용 및 시험기술, 참여 업체별 고유 기술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술이전료는 누리호 총사업비가 아니라 이전 대상 기술 개발에 직접 투입된 연구개발비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또한 기술 가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기술 평가 기관의 가치 평가를 거쳤으며 이를 바탕으로 양측이 협상을 통해 기술료 총액 240억 원으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총 306명의 항우연 전현직 연구자들에 대한 의견 수렴 및 동의 과정을 거쳤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2년까지 직접 누리호를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확보하게 됐다.
앞으로 항우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누리호 발사를 공동 수행하는 과정에서 누리호 제작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체계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상철 항우연 원장은 “누리호 기술이전은 공공이 축적한 성과가 민간으로 확장되는 분수령이자 국내 발사체 산업 생태계 역량 강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누리호 기술이 성공적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 한편 올 하반기 누리호 4차 발사 준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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