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직접 개발했다”고 홍보해 온 생리대에서 고농도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해당 제품을 사용한 여성 30여명이 암에 걸렸다는 증언도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중국 홍성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소비자 권익단체와 언론, 지방정부가 합동으로 생리대 제품 성분을 검사한 결과, ‘면미마(棉秘密)’라는 브랜드 제품 일부에서 국제 암연구소(IARC) 3급 발암물질인 티오우레아(thiourea)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 생리대는 2019년 9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시중에서 판매된 제품이다. 특히 의료 등급이라고 광고한 제품 일부에서는 1만6653.5마이크로그램(μg/g)에 달하는 초고농도 티오우레아가 검출돼 충격을 줬다.
티오우레아는 갑상선 기능 저해, 생식독성, 간독성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황 계열 유기화합물로, 규제상 화장품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생리대 등 위생용품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기준이 없어 사각지대로 지적돼 왔다.
‘면미마’는 2017년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왕홍’이 직접 개발했다고 홍보한 브랜드로, 1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도 인기를 끌며 1억 위안(약 19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생리대에는 항산화 효과를 내는 ‘차(茶) 폴리페놀 칩’을 넣었다고 광고해 왔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성분을 저렴한 티오우레아로 대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한 건 건강 피해 사례가 보고되면서다. 30명 이상이 갑상선암을 진단받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이 외에도 임신 초기 유산, 기형아 출산, 산후 이상 반응 등 여러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특히 모녀가 함께 장기간 사용한 경우도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면미마 측은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날 성명을 내고 “제3의 기관에 의뢰한 검사에서 인체에 해를 줄 정도의 잔류물은 검출되지 않았다”며 “정부기관의 무작위 검사도 기준을 통과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티오우레아가 피부를 통해 흡수되며 장기 노출 시 심각한 독성 작용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사회에서는 현재 생리대 규제 강화와 역학조사 실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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