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수면 알고리즘 기술이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 시리즈에 탑재됐다. 사용자 생활습관을 분석해 최적의 수면 시간을 알려주는 기술로 수면 건강관리 기능을 한층 고도화했다.
KAIST는 김재경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개인 맞춤형 수면 가이드 알고리즘을 삼성전자와 협업해 ‘갤럭시워치8’ 등 제품에 탑재, 전 세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술은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취침 시간대를 제시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일상 속 피로 회복을 유도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이 기술은 과거 데이터 분석을 넘어 미래 수면건강을 예측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용자의 과거 수면 패턴을 분석해 축적된 수면 압력과 생체리듬 상태를 고려한 후 당일 밤 어떤 시간대에 잠자리에 들어야 이튿날 하루를 가장 상쾌하게 보낼 수 있는지를 제안한다. 가령 ‘밤 11시 10분에서 11시 40분 사이에 잠드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식으로 사용자 개인별로 정량적이고 실천 가능한 ‘시간 창’을 제시해준다.
김 교수는 “수학 연구실 자체적으로 수면 건강 앱을 개발하며 3년 가까이 꾸준히 연구와 개선을 이어왔지만 비전문 개발팀으로서 시행착오도 많았고 상용화까지는 쉽지 않았다”며 “삼성전자와 협업하게 돼 연구팀은 폭넓게 현실 속 서비스로 구현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논문과 수식 속에 머물던 수면 알고리즘이 이제는 실제 사용자들의 수면 습관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하고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김 교수는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김 교수는 6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수면학회 ‘슬립(SLEEP) 2025’에서 이번 수면 알고리즘에 대한 강연을 진행해 ‘핫 토픽스’ 세션에 선정됐다.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월드 슬립 2025’ 회에서도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올해 한국인 최초로 미국 산업응용수학회(SIAM) 연례학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았고 국제 응용수학 학술지 ‘SIAM 리뷰’의 한국인 최초 편집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리과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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