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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산업, 에너지·엔터와 합종연횡…1700조 신시장 만들 것"

◆문홍기 PwC컨설팅 대표, 새 어젠다 '밸류 인 모션' 제시

기존산업, 제조·건설·식음 재편

10년 뒤에 3경8000억 가치 창출

車부문 우수사례로 현대차 꼽아

AI·로봇 등 미래변화 신속 대응

韓 반·배는 하이엔드로 가야 생존

정부, 첨단제조업 육성에 관심을


“자동차 산업은 에너지와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SW) 같은 다른 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무브(move·이동)’이라는 영역으로 재편돼 1700조 원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 것입니다.”

문홍기 PwC컨설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문홍기 PwC컨설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산업이 다시 정의되는 과정에서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 규모(약 2400조 원)에 맞먹는 새 시장이 열린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PwC컨설팅은 지난 수년간의 연구 끝에 ‘밸류 인 모션(Value in Motion·가치 이동)’이라는 새 어젠다를 수립했다. 경제와 사회 전반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고객 니즈를 파악하기 어려워지면서 결국 식량이나 주거·건강·이동 같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 집중할 때 경영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문 대표는 “현재 우리가 구분하는 제조와 금융·운송 등 산업 체계는 앞으로 인간의 기본 욕구인 6개 도메인(영역)으로 다시 구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6개 도메인은 △제조(make) △건설(build) △돌봄(care) △식음(feed) △이동 △연료·동력(fuel&power) 등이다. 여기에 세 가지 지원 요소인 △정부 지원·투자 △금융 서비스 △기술·연결을 더해 산업 전반이 다시 짜여지며 10년 뒤에는 3경 8000억 원의 추가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PwC컨설팅은 전망했다.

문 대표는 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그는 “기존의 자동차 산업은 하청 업체가 만든 부품을 완성차 회사가 조립하면 끝이었다”며 “앞으로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 에너지 산업과 충전 인프라에서 활용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자율주행 기술을 창출하는 SW, 모빌리티 허브와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건설업 등 모든 것이 더해진다”고 강조했다. 이미 다수의 자동차 회사가 충전 사업에 뛰어들거나 차량 내 즐길거리 개발 등에 뛰어든 가운데 더 광범위한 확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자동차 회사가 지금의 사업구조만 고집하면 ‘밸류 인 모션’ 과정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컨설팅 업계에서도 모범 사례로 꼽힌다. 올 3월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PwC컨설팅 글로벌 총회에서 미국 본사는 400여 명의 전 세계 컨설턴트들에 자동차와 금융·바이오·에너지 등 4대 부문의 ‘밸류 인 모션’ 우수 사례를 제시했다. 자동차 부문의 예시 기업은 현대차(005380)였다. 문 대표는 “한국과 교감 없이 이뤄진 발표였다”며 “현대차가 자율주행과 에어택시, 인공지능(AI), 로봇, SW 전 분야에서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꾀하는 점에서 앞으로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10~20년 뒤 자동차 산업은 완전히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것”이라며 “지금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생존이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 대표는 산업 전환 과정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생태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유력 제조사들과 더불어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연관 산업이 잘 발달돼 ‘밸류 인 모션’에 필요한 협업이 수월하다는 것. 그는 “자동차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독일 컨설턴트가 자동차의 미래를 연구하기 위해 한국 발령을 내달라고 할 정도”라고 부연했다.

중국의 추격은 매섭다. 그러나 프리미엄 시장만큼은 한국이 승산이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문 대표는 “원가로는 중국과 승부를 보기 어렵지만 하이엔드로 가면 한국이 중국을 압도할 여지가 있다”며 “첨단 제조업 육성과 산업구조 전환에 정부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밸류 인 모션’에 대해 기업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지만 조급하게 서두르기보다 차근차근 대응해야 한다고 문 대표는 조언했다. 그는 “기업들이 대응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하지만 현재 영위하는 사업이나 기존 조직 체계 등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우리 기업이 어떻게 장점을 살리며 확장할 수 있을지, 어떤 자원을 투입할지 전략적 고민을 시작하며 조직원들을 설득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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