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북스&] AI가 인간을 대체한다고? 오히려 '초능력' 준다

■AI 혁명 슈퍼 에이전시(리드 호프먼 외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우리는 왜 인공지능(AI)을 두려워하는가. 두려움의 뿌리에는 인간의 행위력(Agency) 상실에 대한 공포가 있다. 행위력이란 우리가 한 명의 사람으로서 스스로 선택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해 삶을 통제하며 운명을 개척하는 힘을 뜻한다. 즉 우리 삶에 목적과 의미를 부여하는 힘이자 인간을 인간 답게 만드는 핵심이다. 그러나 기술과 시스템은 인간 행위력이 지배하던 영역을 인간이 바라지 않은 방식으로 잠식할 수 있다. 기술이 우리의 자리를 차지하리라는 불안, 의지와 관계 없이 삶이 흘러갈 수 있다는 무력감,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분노 등이 AI를 거부하게 만드는 근원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공포가 과장돼 있으며 오히려 인류가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한다고 짚는다. 커리어 플랫폼 링크드인의 창업자이자 오픈AI 창립 멤버이며 실리콘밸리 최고의 기술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저자는 챗GPT로 대표되는 AI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초행위력’, 즉 슈퍼 에이전시의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구체적으로 AI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하는 능력이 있다. 두 가지 영역에서 활용 가능한데 우선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처럼 AI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다. 그리고 실시간 유가와 일기예보에 기반해 가정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는 식으로 일의 처리를 AI에 맡기는 게 나은 영역이 있을 것이다. AI를 두 영역 모두에서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개인과 집단의 행위력이 크게 증폭해 마치 ‘초능력’과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지능은 그 자체로 도구가 될 것이고 차세대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합성 지능’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려면 방향성이 잘 설계돼야 한다. 기술이 두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기술의 개발자도 그 진화를 완벽히 통제할 수 없어서다. 신기술은 일단 한번 작동되면 자체의 중력을 발휘해 뻗어간다. 증기기관, 자동차, 인터넷, GPS(위성항법시스템) 기술이 존재하는 세계의 움직임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방향성은 소수의 전문가들이 단번에 설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누구도 우리 여정의 정확한 종착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반복적 배포’를 통한 AI 개발을 지지한다. 반복적 배포란 의도적으로 제품 버전을 하나씩 발표해나가면서 대중이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공하게 만드는 공동 실행 계획의 한 형태다. 챗GPT를 비롯한 AI 모델 대다수가 채택한 방식이다. 저자가 AI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 ‘인류와 AI의 대화’라고 할 수 있는 반복적 배포는 다양한 견해를 가진 모두가 광범위하게 참여할 때 제 힘을 발휘한다. 저자가 서로 간의 신뢰와 합의를 강조하는 이유다. 저자는 “AI의 긍정적 미래는 어떤 기업·국가가 최신 기술을 가장 빨리 개발하는 일보다 누가 가장 이 기술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2만 3000원.

AI가 인간을 대체한다고? 오히려 '초능력' 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