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연휴가 최장 10일간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에 남는 시민들이 즐길 만한 대형 예술 축제 두 개가 열린다. 국내외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축제는 한강 뚝섬과 청계천을 주요 무대로 삼아 서울 도심을 빛과 거리예술로 물들인다.
한강 뚝섬이 최첨단 레이저아트로 물들어
서울시에 따르면 연휴가 본격 시작되는 3일부터 열흘간 뚝섬한강공원 일대는 빛으로 물든다. 레이저·조명·사운드를 결합한 최첨단 레이저아트가 일대 교량과 숲, 광장, 수변무대, 장미원 등 곳곳을 채우는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가 열리면서다.
서래섬(2023년), 여의도(2024년)에 이어 올해로 3회를 맞는 축제는 ‘빛의 스펙트라’가 주제다. 메인 행사인 ‘레이저 아트’ 전시에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툰드라(TUNDRA) △비디오 파즈(Video Phase) △유환 등이 참여해 도시와 자연, 예술과 기술이 어우러진 작품들을 선보인다. 리듬감 있는 빛의 잔상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툰드라의 ‘우리가 초원을 떠난 날’,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작품 ‘비트온’, 청담대교 하부 공간을 따라 전개되는 몰입형 레이저 설치작품인 유환의 ‘빛의 터널’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는 고려대·경희대·이화여대 학생들이 국내 미디어아티스트 △노진아 △이석준 △이예승 △이창원과 공동으로 ‘빛조형 작품’을 제작했으며 관람객이 참여하는 추석맞이 ‘빛놀이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된다.
이밖에도 11일 저녁에는 시민 3000명이 LED 아이템을 착용하고 한강변 5km를 달리는 '라이트 런'이 열린다. 참가비 일부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기부된다. 과학자와 작가, 기업인이 참여해 빛과 기술의 의미를 야외 강연으로 풀어내는 ‘빛섬 렉처’도 10~11일 무료로 열린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긴 추석 연휴 한강을 찾는 시민에게 한가위처럼 더 없이 풍성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계천 물길 따라 펼쳐지는 거리예술 향연
서울문화재단은 6~8일 사흘간 청계천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서울거리예술축제 2025’를 개최한다. 23회째를 맞는 축제는 올해 청계천 복원 20주년과 한·캐나다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특히 청계광장부터 청계9가까지 5.2km를 무대로 삼아 이 구간을 걸으며 공연을 즐기는 ‘아트레킹(아트 + 트레킹)’을 새롭게 선보인다. 예술과 걷기를 결합한 이 프로그램은 △지금 서울 길(청계광장~세운교) △그 때 서울 길(배오개다리~영도교) △우리 서울 길(황학교~두물다리)로 구성되며, 완주 지점에는 명절 음식을 나누는 '예술주막'이 마련된다. 누구나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는 ‘피아노 서울’도 이번 축제와 함께한다. 청계천 황학교 구간이 열린 무대로 변신해 도심 속 음악이 흐르는 특별한 풍경을 만들 전망이다.
축제 기간에는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8개국의 13편을 포함해 총 30여 편이 146회 공연된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거리극단 트랑스 익스프레스의 거대한 인형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스페인 거리예술 단체 페란 오로비치는 '오피아-사우보나'를 선보인다. 관객이 퍼포머가 이끄는 의자에 앉아 이동하며 즐기는 공연이다. 캐나다 퀘벡에서 찾아온 개성 넘치는 거리공연 ‘이폴리트’와 ‘엘리트 드라 글라스’도 축제의 열기를 더할 전망이다.
올해 축제를 대표하는 기획제작 공연 ‘서울의 울림 그리고 어울림’은 7일과 8일 서울광장에서 만날 수 있다. 판소리, 사물놀이 등 전통 요소에 미디어아트와 태권도, 현대무용을 결합한 복합 퍼포먼스다. 국내 극단 ‘분홍양말’, ‘박인선과 장군님들’, ‘광대생각’, ‘걸작들’ 등 총 10개 팀도 서커스와 아크로바틱, 연희극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며 일상의 거리를 특별한 예술 공간으로 바꿔놓을 계획이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추석 연휴를 맞아 서울 시민은 물론 서울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을 마음껏 즐기고 가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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