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국민의힘이라 말하기가 부끄럽다 한다”고 참담함을 표현했다. 안 의원이 이번 8.22 국민의힘 당 대표에 당선되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민주당 대표를 지낸 뒤 보수와 진보 정당 대표를 모두 맡은 특이 이력을 갖게 된다. 그는 과거 중도정당이라는 점을 내세웠던 국민의당도 창당한 바 있다.
2일 대구를 찾은 안 의원은 “당원들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다”라며, 스스로를 “당원의 자존심을 더 이상 쪽팔리게 만들지 않을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비상계엄 문건과 관련된 인사들에 대한 윤리위원회 회부, 주의 또는 징계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의원직 박탈까지 가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 저지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보수 정당으로서의 전략적 균형을 언급했다.
안 의원은 당의 미래를 위해 “청년층, 기업가, 보좌관 출신 등 새로운 인재들이 지방선거와 총선을 통해 공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이 쪼그라들지 않고 발전하려면 다양한 배경을 가진 경쟁력 있는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한 특별검사팀의 수사와 관련해 안 의원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형식과 격식을 갖춰 재판에 임해야 한다”며 직설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지역발전 공약으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약속을 제시했다. 그는 “경제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인구 500만 명이 필요하다”며, “대구·경북을 통합하고 물류망 인프라를 갖춘다면 실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공항을 제대로 이전하고, 중앙 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과감히 이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구 당원의 “부끄럽다”는 절절한 고백을 전하며, “민주당은 우리를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정당해산 청구에 나설 수 있다. 그러면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불법 계엄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당의 위기에 대한 절박함을 토로했다.
한편 당 대표 경쟁중인 주진우 의원이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한 안 후보를 향해 '혁신 후보들의 급진적 방안들이 당원들의 자존심을 꺾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는 "똑똑히 잘 읽어보면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보수 정당이 발전할 수 있는가 하는 내용인데, 이를 잘못 해석했다면 국어 실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