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인기 남자 아이돌의 생일을 기념해 소속사가 주도한 이벤트가 문화재 훼손 논란으로 번지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몇몇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달 2일 해당 소속사는 소속 아이돌 멤버의 생일을 맞아 서울 시내 26곳에 스티커를 숨기고 이를 찾아낸 팬들에게 애장품을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스티커가 현존하는 세계의 도성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적으로도 오래된 도성인 '한양도성' 보호구역 내 시설물에도 붙어 있었다는 점이다. 서 교수는 "더 황당한 건 당시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시설물에는 스티커가 뜯겨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또 지난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병산서원에서 KBS 드라마 제작팀이 모형 초롱 6개를 매달기 위해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자국 5개를 낸 사건을 함께 언급하며 "문화유산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 부족이 반복적으로 사고를 유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문화유산의 중요성에 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문화유산을 아끼고 잘 보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이달 1일 한양도성을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한양도성은 2012년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오른 뒤 등재를 추진했지만 2017년 자문기구 심사에서 '등재 불가' 판정을 받아 신청이 철회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 경기도, 고양시 등은 국가유산청 권고에 따라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묶어 세계유산 공동 등재를 다시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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