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금융·유통으로 주력 사업을 나눠 가진 한화(000880)그룹 오너가 3세 형제들이 나란히 부동산 관련 사업에 투자를 늘리면서 주목 받고 있다. 넓은 의미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영역이 겹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009830)은 최근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이음자산운용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음자산운용은 자본금 12억 원 규모의 소형 운용사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한화솔루션 인사이트 부문이 부동산 개발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총수가 유력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은 2020년 한화그룹의 석유화학 및 첨단소재,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합병해 출범했다. 이후 한화도시개발의 자산개발사업부문과 한화갤러리아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사업부가 넘어간 한화솔루션 인사이트 부문은 부동산 개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초반에는 태양광 관련 설비 건설과 산업단지 조성에 집중하다 최근 아파트 시행, ‘무와’ 브랜드를 통한 고급 리조트와 레지던스로 확장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연말을 목표로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지주사 한화의 건설부문은 3조 1000억 원 규모의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공사를 맡고 있다. 주거·상업·오피스 시설을 한꺼번에 개발하는 한편 2028년 럭셔리 레지던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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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 겸 최고글로벌책임자는 업계 1위 부동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유력한 인수 후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매각 대상 지분이 66%로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가 최대 8000억~1조 원이 거론된다. 한화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을 위해 13일 예비입찰을 앞두고 인수자문사를 선정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1위에 등극할 뿐만 아니라 30조 원 이상의 부동산 개발 자산을 소유하게 된다.
한화생명은 계열사로 종합자산운용사인 한화자산운용 뿐만 아니라 한화에셋메니지먼트(USA), DP리얼에셋아메리카, 한화리츠 등 국내외에 부동산 운용 관련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업계 1위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하면 한화생명의 운용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개별적인 전략보다는 보유한 자산의 크기를 활용한 수익 확보 전략에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보험 업계는 메리츠그룹이 메리츠화재 등 보험계열사를 활용한 대규모 투자 기회 선점에 주목하고 있다.
3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역시 호텔 사업 재편을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있는 5성급 호텔 겸 리조트인 파라스파라 서울을 약 2000억 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더 플라자 호텔 역시 낮은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오피스텔 전환 등 다양한 구상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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