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로 '트럼프 버거'를 창업한 레바논 이민자가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강제 추방될 위기에 놓였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버거' 창업자인 레바논 출신 메흐레즈 비니가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에 의해 체포되어 추방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그는 2019년 비이민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했으며 비자가 2024년 2월 만료된 후에도 체류를 지속한 사실이 ICE에 포착돼 지난 5월 구금됐다. 당시 ICE는 그가 불법 체류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비니는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해 영주권을 취득했다고 주장했지만 당국은 함께 살았다는 신빙성 있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의 청원서를 기각했다. 이후 그는 보석 상태로 풀려났으며 이민 법원 심리는 오는 11월 18일에 예정되어 있다.
'트럼프 버거'는 2020년 텍사스 벨빌에서 문을 열며 'MAGA' 굿즈와 트럼프 로고가 가득한 인테리어로 큰 주목을 받았다. 가게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성지로 불리며 텍사스주에만 4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그는 민주당을 조롱하는 '바이든 버거'를 고가인 50.99달러(한화 약 7만 8000원)에 판매하는 등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임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에 평화를 가져온 인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ICE는 그의 정치적 태도나 사업적 활동과는 무관하게 "정치 성향이나 사업 여부에 상관없이 불법 체류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비니는 대부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억울함을 토로하며 대응하고 있는 상태다.
이 사건은 트럼프의 이민 정책이 단순히 반이민자뿐 아니라 열렬한 지지자에게도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게 법이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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