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동·청소년 3명 중 1명은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표한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심층분석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9~17세 아동 3137명 중 34.9%가 스스로 잠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보건복지부와 보사연이 전국 18세 미만 5743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실태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조사 대상 아동의 평균 수면 시간은 7.9시간으로 미국 수면재단이 권고하는 6~13세 9~11시간, 14~17세 8~10시간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직전 조사가 이루어졌던 2018년의 학기 중 평균 수면 시간인 8.3시간보다도 0.4시간(약 24분) 더 줄어든 수치다.
수면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여전히 학업이었다. '학원·과외'(34.3%)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숙제 등 가정학습'(15.2%), '야간 자율학습'(10.8%)이 뒤를 이었다. 이들 학업 관련 요인을 모두 합하면 전체의 60.3%에 달해, 과도한 학업 부담이 아이들의 수면 시간을 잠식하는 핵심 원인임이 재확인되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스마트폰 사용의 급부상이다. 'SNS·채팅 등 휴대전화 사용'이 15.5%로 수면 부족 원인 2위를 차지했으며, '게임'(14.1%) 또한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5년 전인 2018년 조사에서는 수면 부족 원인이 '학원·과외'(45.7%), '야간 자율학습'(18.7%), '가정학습'(13.0%) 순으로 나타났으나, 이번 조사에서 'SNS·채팅'이 새롭게 3위권 안으로 진입하며 변화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통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아이들의 취침 시간이 더욱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기의 수면 부족이 단순히 피로를 유발하는 것을 넘어, 집중력 저하, 학업 성취도 감소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면은 낮 동안 쌓인 신체적,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필수적인 과정으로, 이 시기의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장기적으로 심리적 불안정이나 신체적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차원의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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