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슈퍼마켓 진열대에 소변을 넣은 탄산음료 병을 올려둔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홍콩 프리프레스(HKFP),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전날 콜라 등 탄산음료 병에 소변을 주입해 시내 다수의 슈퍼마켓 진열대에 올려놓은 남성 A(63)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슈퍼마켓에서 음료를 구매해 마신 9세 남아가 건강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으면서 밝혀졌다.
원인 조사 과정에서 아동이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병 음료에서 소변 냄새가 난다는 것을 발견했고, 해당 음료를 구매한 슈퍼마켓 측이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탄산음료 병에서 문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검토해 용의자를 특정, 이달 9일(현지시간) 홍콩 삼수이포 자택에서 A씨를 검거했다. 아동은 병원 치료 후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콜라 등 탄산음료 병을 열어 자신의 소변을 부은 뒤 다시 밀봉해 삼수이포와 몽콕, 완차이 등 홍콩 주요 지역의 슈퍼마켓 여러 곳의 진열대에 올려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 자택에서 배낭, 미개봉 음료, 소변이 담긴 병 등을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이 당국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음료 7병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 결과, 소변이 주입된 것으로 추정되나 독극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슈퍼마켓 직원들이 나를 무례하게 대했다”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범행은 공중보건뿐 아니라 식품 안전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매우 심각하고 비열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당국은 소비자들에게 “슈퍼마켓에서 음료를 구매할 때는 뚜껑이 열려있는 등 제품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음료의 색깔과 용량을 주의 깊게 살펴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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