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투자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인 미국의 ‘스타게이트’는 향후 4년 간 50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수십만 개의 첨단 AI 반도체 칩 구매 계획을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AI 및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가 2028년까지 17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AI 기술이 가져올 경제적 이익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지만 최근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80% 이상이 AI로 인한 실질적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AI의 진가가 발휘되려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깊이 통합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세 가지 요소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현대적인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 고도화된 데이터 관리 체계 그리고 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먼저 성공하는 기업들은 모두 SW로 비즈니스를 움직인다. 주문부터 조달, 생산, 배송, 고객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 운영을 체계화하고 최적화하기 위해 SW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자사 서버에 설치된 기존 구축형 SW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SW 생태계’는 서로 다른 애플리케이션(앱)을 끼워 맞춘 것으로, 수년 간 임시방편적인 수정만 거듭하면서 최신 기술 혁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이런 복잡한 시스템은 유지 비용만 많이 소요될 뿐 아니라 기업이 시장 변화나 새로운 기회에 민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큰 제약이 된다.
AI 앱 역시 기존 전통적인 시스템에서는 큰 제약에 직면한다. 회사 내부 운영 방식을 파악하기 어렵고, 파편적으로 산재한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핵심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결국 비즈니스 AI의 성공은 기존 온프레미스 SW에서 현대적인 클라우드 SW로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이를 통해 전문 데이터센터에서 중앙 관리되고, 혁신 기술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되며 부서 간 정보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연결된 앱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클라우드 전환은 단순한 정보기술(IT) 프로젝트를 넘어 전사적 디지털 혁신을 위한 기반이자 ‘좋은’ 기업에서 ‘뛰어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다. 기업은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을 통해 고도화된 데이터 관리 솔루션을 손쉽게 도입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은 모든 문서와 정보, 데이터를 자동으로 적절한 위치에 완벽한 순서로 저장하고 정리해준다. 동시에 항상 최신 상태를 유지하면서 완벽하게 검색이 가능하다.
통합된 클라우드 앱과 고도화된 데이터 관리가 결합되면 기업 경영진들은 조직 전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업무는 물론 심층 분석과 인사이트 도출에서도 AI가 직원들을 지원한다. 더 나아가 다음 단계의 진화도 이미 눈앞에 다가왔다. 바로 ‘AI 에이전트’가 통합 클라우드 앱무를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결국 AI의 진정한 가치는 단계적 변화의 여정을 통해 실현된다. 체계적 접근을 통해 AI의 무한한 잠재력이 현실이 되고, 비즈니스와 경제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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