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는 물가와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 불황에 소비 패턴이 변화하는 모양새다. 가성비와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12년대생)를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 대신 유사한 가치의 합리적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에 핑티(平替), 듀프(Dupe)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싼 가격으로 대체한다는 의미의 핑자티다이(平價替代)의 줄임말인 ‘핑티’, 복제를 뜻하는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의 줄임말인 ‘듀프’는 명품과 비슷한 기능과 디자인을 가진 저렴한 제품을 뜻한다.
월마트가 작년 8월 출시한 ‘워킨백’은 핑티-듀프 트렌드를 대표하는 사례로 꼽힌다. 에르메스 버킨백과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한 워킨백은 가격이 78달러에 불과해 버킨백(9000달러)의 100분의 1 수준이다. 출시 직후부터 인플루언서들이 하울 영상, 버킨백과 비교 영상을 게재해 관심을 증폭시키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럭셔리 화장품 제품의 퀄리티를 구현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손앤박 컬러밤’은 샤넬 립앤치크밤 저렴이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SNS에서 화제가 됐다. 3,000원에 불과한 손앤박 컬러밤은 6만3,000원인 명품 제품과 발색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품절 사태를 빚었다.
브랜드보다 실용성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겨냥한 쇼핑몰도 등장했다. 핑티-듀프 소비자를 위한 ‘핑티몰(pingtmall)’은 국내 1호 크리머스기업 아이비엘을 400억 원에 매각하며, 연쇄 창업의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박승원 대표가 새롭게 선보이는 쇼핑몰 브랜드다.
(주)벨리버튼이 선보인 핑티몰은 명품이나 프리미엄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가성비 제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음향기기 △생활가전 △주방용품 △생활용품 △여행레저까지 품질 좋은 가성비 제품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어 론칭 직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핵심인 만큼, 다양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은행사를 진행 중이다. 제품별 단독 특가를 비롯해 추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가격 부담을 줄였다. 핑티몰 공식 유튜브 채널을 1개월 이상 구독을 유지하고 댓글을 남기면 핑티몰에서 가용 가능한 1만원 할인 쿠폰 증정 행사도 진행 중이다.
이용자들이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사이트 내에는 실제 구매자들의 제품 구매 후기를 확인할 수 있는 '생생한 후기모음', 최신 트렌드 정보를 공유하는 '핫이슈 NOW' 등의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핑티몰 공식 유튜브 채널 '호구탈출 핑티tv'를 통해 가성비 대체품을 소개하고 있다.
벨리버튼 박승원 대표는 “핑티 제품은 유명 브랜드를 모방해 만들어졌더라도 로고까지 그대로 복제한 가품(짝퉁)과 차이가 있다”며 “브랜드 제품을 그대로 베낀 모조품이 아니라 기능이나 스타일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 대체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핑티 소비는 플렉스에서 안티플렉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대신 요노(YONO: You Only Need One)로 변화하는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며 “핑티몰은 브랜드 인지도나 이미지를 쫓기보다 제품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다양한 가성비 제품을 제안해 이용자들의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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