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최대 미분양 지역인 평택의 분양 시장이 최근 반전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미분양 주택이 약 38% 줄어들며 경기도의 미분양 물량 감소세를 견인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이 평택의 부동산 수요를 자극한 데 이어 6월 27일 대출 규제 이전 분양을 시작한 단지들은 각종 규제 적용까지 피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경기 평택 장안동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내에 짓는 ‘평택 브레인시티 푸르지오’는 최근 약 60%의 계약률을 달성하며 미분양 물량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실제로 12일 오후 찾은 이 단지의 견본주택은 휴가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방문객 네 팀을 위한 계약 상담으로 분주했다. 현장의 분양 관계자는 “평일에 20~25팀, 주말에 50~60팀이 방문해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상담을 받는 상황”이라며 “6·27 규제 발표 이후 방문 상담과 계약 모두 이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평택 분양 시장의 분위기 반전은 수치와 사례로도 확인된다. 경기도 미분양 주택 현황 통계를 보면 평택의 미분양 물량은 올해 1월 말 6438가구에서 6월 말 3996가구로 37.9%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미분양 주택 감소율(-26.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평택 화양지구의 푸르지오센터파인(851가구)은 지난주에 100% 계약을 완료해 인근 부동산 시장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분양을 시작한 지 약 1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10일 평택시를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해제하기도 했다.
평택 분양 시장의 반전은 반도체 호황과 6·27 대출규제 제외로 인한 반사 이익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평택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평택 부동산 시장이 반도체 업황에 민감한 것은 사실”이라며 “또 고덕지구처럼 신도시 개발로 집값이 오르는 것을 본 사람들은 택지지구 내 아파트 분양에 관심을 갖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반도체 호황기이던 2021년 평택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6.3%(1월 4일~12월 20일 기준)로 같은 기간 수도권 상승률을(20.2%)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분야 수출액은 역대 최대치(733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립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으며 평택 부동산 심리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택 미분양 해소에는 ‘주택담보대출 6억 원 제한 제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규제 발표일인 6월 27일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를 완료한 단지는 이전처럼 잔금 대출을 6억 원 이상 받을 수 있다. 평택 브레인시티 푸르지오의 분양 관계자는 “평택은 분양가가 낮아 대출 한도 제한의 타격은 별로 없지만 기분양 단지가 신규 분양 단지보다 낫겠다는 인식이 퍼지며 (계약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요자의 관심을 다시 끌고 있는 평택 브레인시티는 도일동과 장안동 일대 약 482만㎡ 부지에 첨단산업단지, 주거,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인접해 있으며 각종 첨단산업 분야 기업, 카이스트 평택캠퍼스가 입주할 예정이다. 평택시 유일의 대학병원이 될 아주대 평택병원도 2030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브레인시티 푸르지오는 일대의 유일한 1군 브랜드 단지라는 점을 내세워 입주민을 모집하고 있다. 브레인시티 내 아파트 중 유일하게 대형 주택형(119㎡, 413가구)이 있을 뿐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로 실내 수영장을 조성해 고급화를 꾀한 것이 특징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84㎡ 공급가가 4억 8500만~5억 4400만 원 수준이며 브레인시티 내 유일한 중심상업지구도 인접해 있다. 지하 2층~지상 35층, 16개 동, 총 1990가구 규모로 공급된다.
인근의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브레인시티 내 최저 수준이라는 것이 차별점이다. 지하 2층~지상 34층, 6개 동, 889가구 규모로 분양가는 84㎡ 기준 4억 5670만~5억 8000만 원이다. 계약금(분양가의 5%)중 최초 계약금을 500만 원으로 책정했으며 계약 이후 조건이 변동될 경우 기존 계약자들에게 추가 혜택을 소급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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