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 일대에서 와해된 폭력조직을 되살리려 한 세력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폭력범죄단체 소속 조직원들이 최근 5년간 청년층을 집중 영입해 세력을 확장하려 한 정황을 포착해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가운데 부두목 A씨(45)를 포함한 9명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미 2003년 한 차례 와해됐던 이 조직을 재건하려고 시도했다. 막내급이었던 그가 부두목으로 성장하며 실질적으로 조직을 지휘했다. 그는 지역 선후배들을 대상으로 “싸움 잘하면 자격이 있다”며 가입을 권유했다. 합숙소에서 최대 3개월간 ‘처세’라 불리는 예절·복종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노쇠한 기존 집단을 젊은 조직으로 바꾸려는 행동으로 풀이됐다.
이렇게 입단한 조직원들은 여름 야유회나 결혼식, 운동회 등 집단 활동을 통해 결속을 다졌다. 이런 행사들은 신규 조직원 정식 가입 절차로 활용됐다. 명령 불복종이나 이탈자가 발생하면 집단 폭행이 이어졌다. 지난해 2월 경기 양주에서 이탈자를 감금·폭행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보다 앞서 2017년과 2020년에도 후배 조직원의 기강을 잡는다며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폭행이 벌어졌다.
경제적 이익 추구도 확인됐다. A씨는 강서구 일대 보도방 업주를 상대로 보호비 명목의 금품을 상납받았다. 매달 20만~150만원을 고정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조직원 10명과 함께 보도방 업주를 폭행해 금품을 갈취한 사건도 벌어졌다.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30여 명의 조직원에게 매달 10만~100만원씩 회비를 걷어 도합 2억4000만원을 모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행위들에는 종종 흉기가 동원됐다. 이들은 도끼나 회칼 등을 보관하며 위협 행위를 일삼았다. 부두목 A씨는 후배 조직원을 동원해 채무 문제로 시비가 붙은 피해자를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이번에 적발된 폭력조직은 대부분 1030세대 무직·일용직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 20대는 84%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새로 가입한 조직원이 전체의 절반 수준이었다. 10대 고등학생마저 ‘형님 문화’와 외형적 이미지에 끌려 가입했다 2년 만에 구속된 사례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사회 불안을 조성하고 범죄에 개입하는 폭력 조직을 발본색원하겠다”며 “영입 단계부터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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