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발은 그야말로 ‘미생물의 서식지'가 된다. 땀과 열기에 신발 안쪽이 습해지면 무좀 같은 발 곰팡이 감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양말을 잘못된 방법으로 세탁하면 무좀균이 그대로 남을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임상 미생물학과 프리머로즈 프리스톤(Primrose Freestone) 부교수는 최근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 기고에서 “발에는 피부 1㎠당 최대 1000만개의 미생물 세포가 살고, 양말은 곰팡이와 세균이 옮겨 다니는 매개체”라며 “특히 잘못 세탁하면 감염을 퍼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양말 속에는 무해한 피부 상재균뿐 아니라 아스페르길루스·칸디다·히스토플라스마 같은 곰팡이균과 크립토콕쿠스(효모균)까지 서식한다. 발가락 사이의 따뜻하고 습한 환경, 땀과 각질은 이들 미생물의 ‘최고급 식사’다. 양말은 집 바닥, 체육관 매트, 탈의실 등 발이 닿는 모든 표면에서 균을 묻혀오며, 이렇게 옮겨온 균은 다시 신발·침구·피부로 퍼진다.
문제는 세탁 후에도 일부 균이 살아남는다는 점이다. 2013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 무좀 환자의 양말 81켤레를 세탁했더니, 40℃ 물에서 세탁한 경우 36%에서 여전히 곰팡이가 검출됐다. 반면 60℃에서 세탁하면 6%만 남았고,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효모균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프리스톤 부교수는 “양말 세탁 전 안쪽을 뒤집어 곰팡이가 많은 면을 노출시키고, 효소 기반 세제를 사용하며 가능하면 60℃에서 빨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낮은 온도로 세탁할 경우 스팀 다리미로 다림질하거나 직사광선에서 말리면 살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그는 또 “매일 양말을 새로 갈아 신고, 신발을 완전히 건조시켜야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열을 가두는 신발이나 땀이 많이 나는 재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