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 직원들의 평균 급여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을 앞질렀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직원 1인당 상반기 평균 급여는 635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050만 원)보다 300만 원 늘어난 수치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68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세 곳은 6200만 원 수준이었다.
금융지주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KB금융은 상반기 1억12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금융(1억500만 원), 하나금융(9500만 원), 신한금융(9200만 원)도 모두 반기 기준 1억 원 안팎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삼성전자(6000만 원), LG전자(5900만 원), 카카오(5800만 원), 현대차(4500만 원) 등 주요 대기업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4대 은행 평균 연봉은 1억20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고액 보수의 배경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 있다. 상반기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은 10조3254억 원으로 처음 10조 원을 돌파하며 반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예금금리를 낮추는 한편 대출금리를 높여 이자 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금융권을 향한 정부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기관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을 써달라”고 지적한 바 있고, 정부는 배드뱅크 재원 분담과 첨단산업펀드 참여 등에서 은행권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금융권 '연봉왕(王)'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차지했다. 김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에서 45억5102만 원, 지주사에서 11억8800만 원을 합쳐 총 57억3902만 원을 수령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조용일 전 현대해상 대표가 퇴직금을 포함해 73억 원 이상을 받아 최다 보수 기록을 세웠다. 카드업계에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26억9400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은행권에서는 외국계 은행장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이 28억7600만 원,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이 14억2800만 원을 받으며 국내 은행장을 크게 웃돌았다.
가상자산 업계도 고액 보수 행렬에 합류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송치형 회장은 상반기 44억6168만 원을 수령했으며, 두나무 직원 평균 보수는 1억5269만 원으로 국내 4대 은행 직원 평균 연봉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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