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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산 칩만 써라" 종용…美는 AI반도체 시장 직접 뛰어들어

■ 정부 주도로 판 바뀌는 AI칩 전쟁

트럼프, 인텔 지분 직접 인수지시

빅테크에 발주 늘려라 압박 전망

中, DC에 '국산칩 50%' 의무화

반도체 역량 키워 기술자립 속도

AI 주도권 놓고 진두지휘 나선듯





중국 당국이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산업계 전반에 자국산 칩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압박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텔 지분 매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인텔 파운드리가 물량을 확보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간 패권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민간 자율에 맡기기보다는 정부가 전면에 나서 판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데이터센터에 자국산 AI 칩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조치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자국산 칩 사용을 강제함으로써 기술 자립 속도를 앞당기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에서는 지난 2년간 네이멍구자치구·광둥성 등 전국에 500개 이상의 신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보다 뒤처진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칩의 50% 이상을 국내 생산자로부터 조달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2025년까지 도시 내 지능형 컴퓨팅 센터에서 국산 컴퓨팅 및 저장 칩 도입률은 5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상하이시의 지침이 중국 전역으로 확대된 셈이다.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첨단 반도체가 필수다. 미국보다 기술 수준이 떨어지는 중국에서는 그간 엔비디아의 A100과 H800 등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해당 칩의 대중 수출을 전면 금지하자 엔비디아는 저사양 H20을 개발해 중국에 납품했다. 이마저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올해 4월 전면 수출을 금지했다가 최근에야 재개됐다. 금수조치가 풀렸지만 중국은 오히려 H20 칩의 백도어 우려를 이유로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특히 정부나 국가 안보 관련 분야에서는 사실상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중국이 자국 반도체 역량을 육성하려는 방침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미 자동차 분야에서 자국산 칩 사용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최근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자동차 업체에 중국산 반도체만을 사용한 차종 개발을 추진하도록 압박했다. 지난해 자국산 반도체 비율이 25%였는데 국산화율을 높이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중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국산화 지원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올해 ‘중국제조 2025’를 마무리하고 후속으로 5·10년간 반도체 장비·소재·설계 등 모든 공정의 기술 자립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정부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중국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화웨이를 비롯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도 AI 칩 기술 선점에 만족하지 않고 자국산 칩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영토를 확장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인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과의 연계를 주장하며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을 촉구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탄 CEO와의 회동 후 유화적인 태도로 전환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미 정부가 인텔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오하이오 팹 건설을 조건으로 약속했던 80억 달러 상당의 반도체지원법(Chips Act·칩스법) 자금을 인텔 지분 확보에 투입하는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경우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은 인텔 발주를 늘릴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AMD·퀄컴과 같은 설계사에 중국 수출 허가를 조건으로 인텔에 발주하라는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펼쳐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수주할 수 있는 제품이 인텔로 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경우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보다 2위인 삼성전자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진출했지만 이후 의미 있는 큰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 정부가 ‘뒷배’로 나선 기업은 인텔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칩·TI·글로벌파운드리·BAE 등 미국에 본사·생산지를 둔 구형(레거시) 반도체 파운드리도 칩스법 보조금과 발주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희토류 등 핵심 산업에 직접 개입하려는 가장 최신 사례라고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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