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아들 윤상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으로 단독 면담을 가졌지만, 관계를 회복할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콜마그룹의 가족 간 갈등은 봉합 대신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콜마그룹에 따르면 윤 회장은 이달 12일 경영권 분쟁 이후 아들인 윤 부회장과 첫 단독 면담을 가졌다. 이번 자리는 아들 윤 부회장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
이 자리에서 윤 부회장은 콜마비엔에이치 경영권과 관련 불협화음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죄했다. 윤 회장도 이를 진지하게 들으며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윤 부회장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경영권 갈등의 핵심 사안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을 통해 실질적인 관계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셈이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어떠한 사안이든 진정한 화해와 신뢰 회복은 말 뿐인 ‘사죄’가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과 ‘실천’이 따를 때 가능한 일”이라며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실제로 취하는 지를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콜마그룹 내 가족 간 경영권 갈등은 올해 5월 2일,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콜마홀딩스가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를 상대로 사내이사 2인을 추가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법원에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윤 회장과 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는 이번 시도가 단순한 이사 선임 문제가 아니라, 2018년 체결된 경영합의 내용을 정면으로 위반하며 그룹 내 경영 구도를 흔드는 행위라고 판단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2018년 작성된 가족 간 경영합의서에는 콜마비앤에이치에 대한 사업 경영권을 딸 윤여원 대표에게 부여하고, 아들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의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윤 대표가 부여받은 권한을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원·협조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인 콜마비앤에이치는 윤여원 대표가, 화장품·제약 사업은 윤상현 부회장이 각각 책임 경영하는 콜마그룹의 경영 질서가 확립되었다. 이 합의서는 윤동한 회장과 두 자녀를 비롯해 콜마홀딩스 및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공동으로 서명한 공식 문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