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정상들이 미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내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찾은 가운데 미국이 제안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집단 방위’ 방안에 일제히 기대를 드러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18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양자 회담 뒤 이어진 이들과 유럽 정상들 간 다자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것 자체가 큰 진전”이라며 “진정한 돌파구이고 정말로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안보 보장이 가장 중요한 주제”라며 “기쁘게도 나토 5조 모델 제안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한 곳이 공격을 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대응한다는 집단방위 조항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 다음 날인 16일 유럽 지도자들과 가진 전화 회의에서 “평화 협상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서방의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방안을 푸틴 대통령이 수용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나토와 비슷한 방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우크라이나 주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5조와 유사한 형태의 안보 보장 방안을 시사한 데 대해 “‘의지의 연합’에서 하려고 노력한 것에 부합한다”며 “의지의 연합이 이미 진전시킨 것에 미국이 동참함으로써 유럽 안보 측면에서 정말로 중요한 역사적 진전이 실질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안보 보장의 첫 번째는 향후 수 년, 수십 년간 신뢰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의 군대이고 두 번째는 우리의 약속”이라며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은 필수이며 후속 조처로 (유럽까지 참여하는) 4자 회담도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지의 연합은 프랑스·독일 등 20여 개국이 주축이 돼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다.
이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부한 즉각적인 휴전이 여전히 최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우리가 추진하려는 노력의 신뢰는 협상 출발점에서 최소한 휴전을 하는 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우리가 논의했듯 적어도 살상을 중단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거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는 공동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합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접촉선(전선)을 고려해 가능한 영토 교환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뤼터 사무총장, 메르츠 총리, 마크롱 대통령, 스타머 총리, 멜로니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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