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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실질금리 낮아져…은행 자본 건전성도 약화"

세계경제학자대회 2일차

은퇴에 대비해 가계 저축 확대

한쪽 소득 줄면 상대방도 노동

로빈슨 "행복 포괄 경제학 필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왼쪽)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혜란 기자




인구 고령화가 실질금리를 낮추고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약화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맞벌이 부부의 배우자 소득이 줄면 다른 배우자가 노동 공급을 늘려 소득을 보완한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이틀째를 맞은 ‘2025 세계경제학자대회(ESWC)’에서 황설웅 한국은행 부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구 변화가 금리와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파급 효과’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개방경제 생애 주기 모형을 적용해 1991~2019년 사이 한국의 실질금리가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최근 하락세로 전환된 배경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실질금리를 끌어내린 주된 요인은 출산율 하락이 아니라 기대수명 증가와 노령화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가계가 은퇴에 대비해 저축을 확대했고 이로 인해 금리가 내려갔다는 설명이다. 반면 출산율 하락은 단기적으로 저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둔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훈 한은 부연구위원은 고령화가 금융 시스템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 7173개 은행의 장기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인구 고령화가 은행의 자본 적정성과 건전성을 약화시키고 부실채권 비율을 높이며 파산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형 은행이 수익성 악화, 자산 가치 불안정, 과도한 위험 추구에 취약해 고령화 충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의 소득 충격 대응 방식도 소개됐다. 장용성 한은 금융통화위원과 엘린 할보르센 노르웨이 통계청 이코노미스트는 노르웨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가계의 한쪽 소득이 줄어들면 다른 배우자가 노동 공급을 늘려 가계소득을 보완한다”는 가설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주 소득자의 소득이 10% 감소할 경우 배우자의 노동시장 참여 확률은 1.3%포인트 증가하고 배우자 소득은 3.7% 늘어났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젊고 자산이 적은 가구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장 위원은 “재정 정책을 설계할 때 가구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과 관련해 “(권위주의적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경제발전에 집착한 덕분”이라며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경제학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단순한 성장률이 아니라 행복·정신건강 같은 새로운 주제를 포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아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매우 수줍어했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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