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자신을 겨냥한 청년 세대의 비판에 대해 "제가 몇 번의 사과를 한다고 2030이 마음을 열겠나"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당장 여권 내에서는 "적절치 않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저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조국 전 대표가 (자신의 사면이 미친 영향은) ‘엔(n)분의 1’이라고 한 얘기나 ‘2030에게 사과한다고 마음이 바뀌겠냐’고 한 말씀은 조금은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조 전 대표가) 사과를 하면 거기에 대해서 화해를 할지 용서를 할지는 2030세대가 판단할 일"이라며 "조국 전 대표가 지레 ‘마음 바뀌겠어?’ 이렇게 얘기하실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인은 필요하면 10번, 20번도 사과하고 마음을 풀고 민심을 돌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게 정치인이고 정치 지도자의 자세이지 ‘그냥 나는 내 할 일 하고 나중에 언젠가 나를 이해하겠지’라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의원은 "생각보다 (조 전 대표 사면) 여파가 크고 오래가고 있다고 본다"며 "리얼미터 조사는 2주 연속으로 하락 추세인 데다 두 주를 합하면 (하락 수치가) 10%가 넘는다.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대통령 지지율이 2%만 빠져도 분석하느라고 난리가 났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1~2%도 아니고 상당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면 이후 국정운영에 있어서 상당히 짐이 된 건 사실"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성공하셔야 된다'고 말씀만 하지 말고 지금 생각도 많이 해주시고, 민주당과 집권 여당에 대한 배려도 좀 하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을 비판했던 금태섭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조 전 대표를 겨냥 "조국 사태 이후 6년이 흘렀지만 조국은 아직도 동문서답을 한다"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2030세대가 화를 내는 것은 고작 '입시에서 불이익을 입었기 때문'이 아니다. 기성세대, 586들의 위선과 거짓말, 회피가 너무나 혐오스럽고 싫은 것"이라며 "그걸 깨닫지 못하고 동문서답을 계속하는 한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신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전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30세대가 저에 대해 가진 불만은 이른바 '입시비리' 문제에 대한 불만일 것"이라며 "제가 '죄송하다,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한다고 해서 그분들의 마음이 풀리진 않을 거라는 걸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제 행동과 실천으로 그분(청년)들의 고통을 완화해주고 그분들의 꿈을 실현해주는 뭔가를 한다면,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에 대한 청년층의) 비판을 받아들인다"면서도 "제가 몇 번의 사과를 한다고 2030이 마음을 열겠나"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또 자신의 사면이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n분의 1 정도의 영향"이라며 "일부 언론과 정치인, 국민의힘 쪽은 '조국 사면 때문에 모든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보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윤재관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조 전 대표 발언의 진위는 그동안 있었던 과거의 일보다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어떤 행동과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중요한 것은 미래라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 점을 감안해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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