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LIG넥스원과 손잡고 대한민국 공군의 전자기 스펙트럼(EMS)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대한항공은 21일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 제안서를 다음달 최종 제출한다고 밝혔다.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은 주변국의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전시에 전자 공격으로 적의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교란하는 대형 특수임무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1조 7775억 원을 투자하고, 국내 업체가 연구·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대한항공과 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되면 대한항공은 체계 통합과 기체 개조 및 제작, LIG넥스원은 체계 개발 및 전자전기 장비 개발·탑재를 담당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를 개조해 전자기전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군이 요구하는 고도·속도·작전 지속시간 등을 감안하면 신규 기체를 개발하는 것보다 기존 플랫폼을 개조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민항기를 개조해 운용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희소성을 지닌 고난도 사업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은 50여 년간 군용 항공기 체계 개발·양산·정비·성능개량을 수행해 왔다. 민간 항공기를 군용화 한 후 항공기 안정성을 확인하는 '비행안전 적합 인증(감항인증)'을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부터 2023년에는 보잉 B777 여객기 10대와 에어버스 A330 6대를 화물기로 성공적으로 개조한 바 있다. 올 5월에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UH-60 다목적 헬기 성능 개량 사업 우선협상자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사업 수행을 위한 인프라도 탄탄하다. 대한항공은 100여 명의 특수임무기 전문 인력과 무인기 우주발사체, 미래항공교통(AAM)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함께 △김해국제공항 활주로를 활용한 비행시험 능력 △71만㎡ 규모의 정부 인증 격납고 △세계적 수준의 페인트·보안 시설 등을 갖춰 정부의 추가 지원 없이 항공기 개조·수리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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