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0.9%로 낮춰 잡았다. 올해 2차례에 걸쳐 45조 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도 0%대 저성장을 막지 못한 것이다. 정부가 0%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코로나19가 있었던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정부는 인공지능(AI)과 초혁신 경제 분야에서 30대 ‘킹핀(핵심축)’ 프로젝트를 선정했으며 이들 분야에 예산을 집중 지원해 잠재 성장률을 3%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가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0.8%보다는 소폭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평균치(1.0%)보다는 낮다. 이대로 성장률이 확정될 경우 코로나19 충격이 덮친 2020년(-0.7%)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0.8%에 이어 2000년대 들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성장률 하향 조정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건설투자 부진이 꼽힌다. 올해 8.2% 역성장하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봤다. 성장의 축인 수출도 미국 관세 조치 영향으로 올해 0.2%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다만 내년에는 내수 회복세와 건설부진 완화 등으로 우리 경제가 1.8%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1% 성장을 포기하는 대신 다양한 중장기 과제를 발표했다. 미래 투자를 통해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AI반도체·로봇·자동차 등 AI 대전환 프로젝트 15개와 바이오·데이터·우주 등 초혁신경제 과제 15개를 선정해 재정·세제·금융·규제·입지 패키지를 총동원한다. 이들 혁신 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100조원 이상의 국민펀드도 조성한다.
구 부총리는 “AI 대전환은 인구충격에 따른 성장 하락을 반전시킬 유일한 돌파구"라며 "기업이 중심에 서고, 정부와 대학과 연구기관, 온 국민이 총력으로 힘을 모아 단기간 내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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