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하는 유니콘 육성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스타트업들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금 지원이다. 규제 완화나 인프라 지원도 중요하지만, 자금 지원이 당장의 스타트업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2023년 6월 발표한 '스타트업 생태계 동향 및 정책 수요조사'에 따르면 스타트업 312곳 중 81%가 지원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사업비 지원'을 꼽았다. 이에 정부도 사업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특히 기술보증기금의 유니콘 육성 지원제도가 스타트업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기술혁신형 기업에 기술보증 및 기술평가를 중점 지원하는 기술금융전문 기관이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서부터 성장 단계에 접어든 중소기업들의 혁신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기보는 △아기유니콘 △아기유니콘 플러스 △예비유니콘 등 대표적인 스타트업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제도 모두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다.
세 제도 가운데 가장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은 아기유니콘이다. 이 제도는 국내외 벤처투자기관으로부터 2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의 투자를 유치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성 등급을 확보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기보의 아기유니콘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시장개척자금과 특별보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시장개척자금은 최대 3억 원으로 국내외 신시장 조사, 분석·협력 파트너 발굴 등에 사용해야 한다. 또 최대 50억 원의 특별보증도 제공된다. 기보의 특별보증이 있다면, 시중 은행으로부터의 대출이 수월해진다. 대출을 받을 때 다른 큰 문제만 없다면, 보증금액 만큼은 손쉽게 대출받아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해당 특별보증 혜택을 눈여겨 보고 해당 제도에 지원한다.
아기유니콘 플러스는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됐던 스타트업들 중 일정 기간 지난 곳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외 벤처투자기관에서 50억 이상 투자를 유치하고, 최근 2개년 매출성장률이 연평균 20%이상인 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또 기업가치가 500억 원 이상인 곳도 지원할 수 있다.
아기유니콘 플러스에 선정되면 스타트업들은 최대 3억 원의 글로벌 진출 자금과 각종 프로그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 지원에는 국내외 벤처캐피털(VC) 미팅과 창업진흥원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멘토링 등이 포함돼 있다.
예비 유니콘은 스케일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후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 자격 요건이 한층 까다로운 대신 지원 규모가 다른 제도보다도 파격적으로 큰 편이다. 국내 벤처투자기관에서 5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야 하고, 최근 3개년 매출성쟝률이 연평균 20% 이상이거나 직전 매출액 대비 100억 원 이상 증가해야 한다. 여기에 기보의 기술사업평가에서 ‘BB’ 등급 이상을 받아야 선정 대상이 된다. 또 해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과 기술사업평가 B등급 이상인 곳에 한해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예비유니콘의 가장 큰 혜택은 최대 200억 원의 특별보증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예비유니콘들의 기술력과 사업성 등을 면밀히 평가해 각기 다른 특별보증 금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후기 스타트업들은 해외 진출이나 사업적 성장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에 필요한 대출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해주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25곳의 예비유니콘이 선정됐으며, 오는 8월 말 신규로 15곳을 추가로 선정할 예정이다. 시장 검증, 성장성, 혁신성 등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제도 초기에는 매년 30곳 가까이 선정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절반 수준인 15곳만 뽑고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기보의 특별보증 혜택을 받기 위해 해당 유니콘 제도에 참여하는 스타트업들이 많다"면서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스타트업으로서는 기보의 이러한 보증 지원이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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