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 직속의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등 5대 국정 목표와 123대 과제를 제시했다. 10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소요되는 210조 원의 정부 재정은 세입 확충과 지출 절감으로 해결한다고 한다. 경제·산업 대도약을 위해서는 노후화된 도로·철도와 같은 전통적 인프라, AI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지역 편의 시설 등의 생활 인프라를 제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재정 부담을 완화하면서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민간투자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1994년 이후 정부는 민간투자법을 제정해 도로·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에 민간의 창의성과 효율을 제고해 왔다. 지난 30년간 교통·환경·교육 등의 분야에서 850여 개, 약 146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 사업이 추진됐다. 철도는 55개월의 공사 기간을 단축했고 환경 사업은 약 24%의 공사비를 절감하는 등 시설의 효율적인 공급과 재정 부담 완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간투자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공사비, 금융 비용 상승으로 투자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
경제·산업 도약의 기반을 다지고 SOC 적시 공급을 위한 민간투자 활성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AI 소프트웨어, 에너지 고속도로, 테스트베드,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운영·관리가 필요하다. 방식은 민간·공공 파트너십 형태의 민간투자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투자 재원·리스크를 공공과 민간이 분담하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타당성 평가 체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문화·체육 등 지역 편의 시설, 돌봄과 재난 안전 등 생활 인프라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민간 파트너십 형태의 사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자체의 재정 부담 완화와 서비스 향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지역별로 적합한 생활 인프라 사업을 발굴해 선도 사업으로 성공시키고 다른 지자체로 확산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민간투자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재원 조달 활성화도 필수적이다. 정부가 계획하는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더불어 시장의 유휴 자금을 끌어들이는 공모 인프라 펀드의 활성화도 좋은 방안이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민간투자법이 개정돼 차입 한도가 확대된다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의 자금 조달에도 도움이 될 뿐더러 정부의 중점 사항인 AI 강국을 뒷받침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부대사업에 있어서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 등 제도 혁신도 병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건설에서 사업 관리까지 종합 서비스가 가능한 인프라 전문 기업을 육성하고 전문 인력 양성과 자격증 신설 등 민간투자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환경 조성을 통해 글로벌 인프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투자 사업의 활성화가 지난 30년의 성과를 능가해 SOC를 적기에 공급하고 부족한 재정 여력을 보완해 대한민국 경제·산업 성장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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