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는 시간 동안 우리 회사 채용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 회사에서 직원으로)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취업 준비에 막막했던 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친구도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고용센터 지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저희와 같은 IT 기업의 어려움은 시스템 개발자 채용입니다. 고용부는 저희와 같은 중소기업에 큰 힘이 됩니다.”
고용노동부의 홈페이지 내 ‘칭찬합시다’에 서울동부고용센터에서 일한 김윤희 주무관(고용지원관)에 대한 시민들의 칭찬글들이다. 지난달 21일부터 5일까지만 김 주무관에 대한 게시글이 10건이다. 한 주무관에게 이렇게 칭찬글이 쏟아진 건 이례적이다. 칭찬글에는 김 주무관과 맺은 시민들의 인연이 담겨 있다. 시민들은 2011년 동부고용센터에서 노동자의 취업과 기업의 구직을 도운 김 주무관이 이달 4일자로 성동광진 고용센터로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움을 글에 담았다.
김 주무관은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센터를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선물을 보내겠다는 분들까지 있었다”며 “‘괜찮다’고 사양하니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 같다”고 쑥쓰러워했다.
김 주무관은 동부고용센터에서 한 달에 많게는 26명의 구직자에게 새 직장을 만들었다. 2023년과 작년 고용부 장관상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왔다. 하지만 채용 지원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단순히 구인기업과 구직자의 조건을 맞추는 게 아니다. 김 주무관을 믿고 구직자를 추천해 달라거나 기업 면접을 결정하는 일종의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11년 동안 김 주무관이 도운 취업자 가운데 ‘해고’가 단 1명에 불과했던 배경이다. 사실상 김 주무관을 만난 모든 취업자가 새 직장을 얻었다고 봐도 된다. 김 주무관이 취업을 도운 기업 중 산업재해나 임금체불이 발생한 경우도 없었다. 김 주무관은 “저처럼 한 자리에서 오래 일하면 된다”고 겸손해했다. 김 주무관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구인 지원을 요청하는데, 대기업에 비해 구인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구직자의 눈높이 보다 구인 업체의 자격 요건을 꼼꼼히 본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기업 중 한 곳은 4년 넘게 취업을 부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주무관도 최근 걱정이 늘었다. 채용 경기가 얼어 붙어서다. 신입 직원 채용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고용부의 전국 고용센터가 ‘일자리 수요데이’란 이름의 채용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배경이기도 하다. 올 상반기 일자리 수요데이 실적을 보면 작년 상반기 보다 약 20% 늘었다. 다행히 채용 인원도 35% 뛰었다. 하반기에는 전국 10개 지역에서 채용박람회도 연다. 센터와 김 주무관과 같은 현장 인력이 합심한 결과라고 한다. 김 주무관은 “그동안 신입 채용이 활발했던 IT 기업들에게 문의하면 ‘경영이 안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정년까지 현장에서 어려운 분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