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동박 기업인 SK넥실리스가 치솟는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국내 공장 설비 일부를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전할 방침인 것으로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나타났다.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동박 산업은 전기료가 제조 원가의 15%에 달할 정도로 전력 소비가 많은 업종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2000년 이후 19차례에 걸쳐 총 227%나 오른 상황에서 전기요금 부담을 더는 감당하기 어려워졌을 것이다.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3년간 인상 폭이 주택용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게 올랐다. 전기료 폭탄이 산업계를 덮친 사이 SK넥실리스의 생산 설비 가동률은 반 토막이 났고 글로벌 생산능력 1위 자리는 중국 경쟁 업체로 넘어갔다. 고비용을 무릅쓰고 국내에 머물기보다 전기요금이 40%나 싼 우즈베크로 눈을 돌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값비싼 전기요금은 이미 국내 투자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신규 공장을 해외에 짓는 동박 기업들이 속출하는 것은 원가 경쟁력을 지키기 어려운 국내의 고비용 구조 때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철강·석유화학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업종에서는 국내 생산 감축도 눈에 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산업용에 집중된 요금 인상으로 인해 기업들의 생산·투자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예고하면서 기업들의 우려는 더 커졌다. 이미 중국보다 50%가량 높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더 치솟으면 기업 경쟁력 도태는 불가피해질 것이다.
높은 인건비와 법인세 인상, 여기에 과도한 전기요금 부담까지 떠안게 된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탄소 중립 해법으로 발전 단가가 낮은 원전보다 고비용의 재생에너지 확대에 방점을 뒀다. 과거 탈(脫)원전을 선언한 ‘제조 강국’ 독일은 치솟은 에너지 비용 때문에 산업 공동화(空洞化)와 성장 동력 약화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의 과도한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고 원전을 적극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로 전력 수요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독일처럼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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