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온몸에 마치 사람처럼 용 문신을 새긴 견주가 나타나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이달 22일 상하이에서 열린 펫 박람회에 한 견주가 몸 전체에 용 문신을 한 털이 없는 개를 데리고 나와 논란을 빚었다. 이 개는 등에서부터 앞다리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용 문신을 포함해 여러 개의 색깔을 띠는 문신을 온몸에 새기고 있다.
또한 굵은 금목걸이와 손목시계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등 영화 속 '조폭' 코스프레를 한 듯 보였다. 견주는 주변 관람객들에게 사진 촬영을 권하며 자랑하듯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견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마취 없이 문신을 새겼다"고 밝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개가 내 아이와 같아서 문신을 하면 더 멋져 보일 것이라고 생각해 문신을 새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개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며 개의 목덜미를 잡아 들어 올리기까지 했다.
견주의 주장과는 달리 당시 개를 목격했던 관람객들은 SCMP에 "개가 겁에 질린 표정이었고, 간식을 건네도 먹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해당 개는 멕시코 종으로 원래 몸에 털이 없는 견종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동물 학대"라며 일제히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마취를 해도 문제가 됐을 텐데 심지어 마취를 하지 않았다", "개가 말을 못 한다는 사실을 견주가 악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의 항의가 폭주하자 행사 주최 측은 문제의 개와 견주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했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해당 개에게 문신을 직접 시술했다는 타투이스트는 한 중국 매체에 등장해 "주인이 수 차례 요구해 동물병원에서 시술을 진행했다"며 "액체 마취제를 투여하고 일회성 도구를 사용하는 등 수의사가 소독과 절차를 철저히 관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술 내내 견주는 개를 달랬다"며 "당시에는 동물학대라는 생각을 전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에게 미용 목적으로 문신이나 피어싱을 하는 경우가 해외에서 가끔 발생하고 있지만 이러한 행위는 동물학대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6월부터 브라질에서는 반려동물에게 문신을 할 경우 시술자와 보호자에게 모두 최소 징역 2년에서 최대 5년까지 선고받게 된다. 해당 동물의 소유권 또한 박탈된다.
동물 전문가에 따르면 "잉크로 인한 알레르기, 궤양, 감염의 가능성도 있으며, 특히 동물이 통증 부위를 자주 핥을 경우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털을 염색하는 등의 과도한 미용 시술도 문제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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