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이 서울 성동구 특수학교 ‘성진학교’ 설립 여부와 관련, “서울시의회가 신설안을 승인해달라”고 호소하며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 지난 2017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서진학교’ 설립 추진 당시에도 주민 반발에 부딪혀 ‘무릎 호소’를 한 지 8년 만이다.
27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 등 장애학생 학부모 150여 명은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회는 성진학교 신설안을 지체 없이 승인하라"며 무릎을 꿇었다. 이날 체감온도는 33도를 오르내렸다.
성진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폐교한 성수공업고 부지에 지체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특수학교다. 현재 교육부·국토교통부·교육청의 심사·심의를 통과한 상태며 다음 달 9일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거쳐 같은달 12일 최종 심의·의결을 앞두고 있다.
학부모들은 시의회가 지역의 반대 여론에 편승해, 성진학교 설립을 승인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성동구 일부 주민들은 특수학교 대신 일반학교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해당 지역을 지역구로 둔 황철규 서울시의원도 성진학교 위치를 옛 덕수고 터로 옮기고, 성수공업고 부지에 일반고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난 2016~2017년 극심한 지역갈등을 불러일으킨 강서구 특수학교, 서진학교 사태를 똑똑히 기억한다"며 "8년여의 세월이 지난 지금, 또다시 그때와 판박이 상황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진학교는 학부모들의 '무릎 호소'가 있고 나서야 가까스로 설립을 확정 지었다.
학부모들은 "이번 심의에서 (설립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보류를 할 수도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며 "짧게는 한두 시간, 길게는 서너 시간까지도 걸리는 원거리 통학을 하면서 특수학교 설립을 하루라도 앞당기려 애태우는 장애학생과 그 가족에게 날벼락 같은 소리"라고 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힘드니까 차 안에서 경기를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도 장애학생과 그 가족은 마음 편히 다닐 학교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7개 구에만 지체장애 학생 공립 특수학교가 있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그마저도 동북권에는 노원구 한 곳뿐이라 성동구·동대문구·광진구·중랑구·성북구·강북구의 학생들이 장거리 통학을 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혹여라도 서울시의회가 심의를 미루려 한다면 묵과하지 않겠다"며 "내 집 가까이에 있는 특수학교에 다닐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장애학생과 그 가족을 생각한다면 절대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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