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난 15일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미·러 정상회담 직후 이 회담을 위해 혹독하게 근무했던 미 중앙정보국(CIA)의 러시아 담당 전문가를 해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인사는 알래스카 회담 준비의 핵심 역할을 맡았고, 이후 유럽 중요 임무에 배치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개버드 국장은 알래스카 회담 나흘 뒤인 지난 19일 CIA의 한 러시아 담당 여성 간부의 보안 인가를 취소했다. 그는 CIA 랭글리 본부에서 근무하던 중 갑작스레 보안 부서 출두 명령을 받았고, 기밀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허가가 박탈됐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그녀는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이 승인한 유럽 지역 고위직 발령을 앞두고 있었다"며 “그러나 (이 조치로) 그녀의 29년간의 공직 생활은 몇 분 만에 사실상 끝났다”고 전했다.
이날 보안허가를 박탈당한 것은 이 인사 뿐만이 아니다. 이번 조치로 CIA 요원과 고위 정보관리, 인공지능(AI) 전문가, 백악관에 파견된 국가안보국(NSA) 간부 등 37명의 허가가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 같은 조치를 단행한 개버드 국장은 19일 X(옛 트위터)에 “정보를 개인적·정파적 목적으로 무기화했다”며 보안 인가 취소를 정당화했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제시하지 않았다.
해임된 CIA 간부와 긴밀히 일했던 전직 미국 관리들은 그녀를 매우 존경 받는 비정치적인 인물로 묘사했다. 소셜미디어 활동도 없고 트럼프나 그의 정책에 대한 비판 기록도 없다는 것이다. 한 전직 관리는 “(이번에 해임된) 그녀 같은 인물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메시지”라며 “앞으로 현직 요원들이 대통령의 견해에 반하는 분석을 내놓기를 주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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